미디어법 여론조사 두고 여야 날선 공방
전용혁 기자
| 2009-06-18 11:12:30
나경원 의원, “국민들 잘 모르는 미디어법, 여론조사 소용없어”
박병석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국민여론 잘 알고 있기 때문”
여야 미디어발전위원회가 민주당측 위원들의 퇴장으로 파국을 맞고 있는 가운데 핵심 쟁점사항인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이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야당측이 요구하는 ‘여론조사’에 대해 “미디어법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정확한 여론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국민이 미디어법의 성격을 잘 알고 제대로 여론조사에 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문제와 어떻게 샘플링을 하느냐는 문제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나 의원은 “국회 고유의 권한을 여론조사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것은 국회의 고유한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형국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모든 쟁점화 된 법안에 대해 여론조사나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는 없다”며 “그러면 국회가 굳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며 자문기구를 통해 미디어법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고칠 것은 고치고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미 미발위가 7차례의 지역 공천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으며 당시 토론 등을 통해 각종 여론수렴의 절차도 거쳤다”라며 “이런 방법을 통해 모아진 것을 미발위에 보고서로 제출하는 것이 바른 여론수렴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현 상황에 대해서는 “민주당측 위원들이 일방적으로 퇴장을 했다”며 “한나라당 위원들과 선진당 위원들은 계속해서 활동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논의기구가 사실상 깨진 것으로 봐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민주당측 위원들만 일방적으로 퇴장한 것이고 한나라당과 선진당 추천위원들은 계속해서 어제 오후에도 회의를 했기 때문에 미발위가 깨졌다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은)국민의 여론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기피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병석 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이나 정부는 이미 공개된 10여차례에 가까운 여론조사에서 미디어법에 대해 반대여론이 최소 60%가 넘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민 여론조사를 두려워하고 겁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한나라당의 ‘내용을 잘 모르는 국민들의 대답이고 전문가들의 의견들은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도 마찬가지로 현직 언론인 88%, 언론학자 82%가 최소한 6월에 미디어법을 처리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같은 결과는 이미 국민의 최소 60% 이상, 그리고 전문가의 최소 80% 이상이 그것은 부당하다는 국민적 여론이 수렴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박 의장은 “미발위는 국민적 여론을 수렴해 처리한다고 돼 있는데 국민적 여론수렴을 성실히 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며 “이것 역시 국민의 여론을 한나라당과 정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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