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정규직법 협상 결렬, ‘자성론’ 대두
전용혁 기자
| 2009-07-01 13:06:31
이윤성 부의장, “입이 12개라도 얘기 못 해”
홍사덕 의원, “10일까지 처리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여야간 비정규직법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 정치권의 무기력함에 우려를 표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우리는 입이 12개라도 얘기 못 한다”며 “서로 책임공방 하느라고 서민들과 약자들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윤성 부의장은 “책임공방으로 날만 새고 서민의 피해는 누가 책임지겠는가”라며 “구제불능이다. 우리가 다시 한 번 반성할 기회를 촉구한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그는 “기다리다가 미리 해고통지를 한 기업체도 많다”며 “이러한 여러 가지 부작용, 이것을 추후에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이런 것도 우리 당에서 빨리 논의를 해 방법과 기준을 정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사덕 의원 역시 이날 회의 발언을 통해 쓴소리를 던졌다.
홍 의원은 “입으로만 말하는 여의도 정치에 대해 대통령이 왜 진절머리를 내는지 이해하겠다”며 “최근 비정규직 상황은 두 토막이 나서 죽게 돼있는 아이 앞에서 서로 자기가 생모라고 주장을 하는 여야의 다툼, 그것을 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여당답게 분명하게 뭔가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주 금요일인 10일까지 천하없어도 국회에서 법을 처리하겠다고 천명을 하고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그때까지 유예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협상당사자로 나왔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두 곳 중 한 곳은 대기업 노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하청, 계열 기업에 있는 노동자들”이라며 “해마다 파업을 해서 월급을 올리고 그 주름살을 비정규직들한테 돌렸던 것이 바로 그 노조들”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런 문제에 대해 건전한 보수가 입을 닫는다고 하면 대한민국 누가 그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겠는가”라며 “정면으로 이 문제가 처리돼야 하고 시한을 정해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여당이 일을 하지 않고 심판을 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문제를 지금방식으로 끌고 간다고 하면 이 대통령이 입으로만 일을 하는 여의도 정치에 대해 신물 낸 것을 뭐라고 변명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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