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개헌논의 때가 아니다”
문수호
| 2009-07-16 12:00:40
최근 대통령의 중앙집권적 단임제에 대한 폐해를 개선하기 위한 개헌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여야간에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개헌 논의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제헌절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개헌 논의가 시작되는 것과 관련, “권력구조 자체가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고, 영토조항의 비현실성 그 밖의 기본권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시대흐름을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최근 이뤄지는 개헌 논의에 대한 진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현재 한나라당 친이측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는데, 그 의도 속에는 복잡한 정치적 복선과 이해관계가 깔려 있고 권력투쟁적 성격도 담겨 있다는 것이 이 원내대표의 생각이다.
한나라당 내부적으로 친이-친박 두 계파간에 불신의 골이 깊은 상황인데, 지금의 정국대로 흐름에 계속되면 친이측에서는 차기 대통령으로 박근혜 전 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 현행 헌법 체제상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 부담과 위험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같은 한나라당 내부의 사정에 대해 “권력구조와 관련해서 이원집정부제가 분권형 대통령제로 포장돼서 논의되고 있다”라며 “차제의 개헌을 통해서 권력을 분점하고 권력분산형 대통령제의 형태를 통해 껍데기의 대통령은 설령 박근혜 대표가 갖는다 하더라도 국회선출의 총리직만큼은 자기들이 가지면 결국 동거할 수 있고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문제야말로 정략적, 정파적으로 한다면 결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헌문제는 진정성을 담아서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 나라의 국민통합을 위해서나 백년대계를 위해서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를 염두해 두고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헌논의는 순수한 마음으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정치적인 이해관계나 정략적인 것을 배제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기를 원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개헌논의는)적절치 않다”고 더불어 강조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