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 라디오 연설, 전파낭비"

문수호

| 2009-08-10 13:03:30

정세균 "녹색성장과 4대강사업은 맞지않아"
박선영 "허황된 말만 계속하려면 그만둬라"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에너지 절약을 주장하며, 국민들의 녹색생활을 강조한 제21차 라디오 연설에 대해 야당에서는 한 목소리로 ‘전파낭비’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제21차 라디오 연설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은 백해무익하다”면서 “야당에게 반론권을 주지 않는 KBS에 대해 거듭 반론권을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합리적인 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일방적 방송을 맹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대통령이 녹색 성장을 강조한 것에 대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녹색성장과 4대강과 맞지 않는다’, ‘친환경 사업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고, 몇 천억에 불과한 사업을 내년에만 8조6000억, 4년간 30조 투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통령은 앞선 연설에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위기인 동시에 그 자체가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라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정당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4대강 예산확충을 위해 교육, 복지, 중소기업, 농림수산식품 등 서민민생분야 부분이 집중적으로 삭감될 수밖에 없고 철도, 도로, SOC 등의 사업예산도 삭감될 수밖에 없다”라며 “4대강 사업예산에 블랙홀처럼 예산이 다 빨려 들어가서 철도나 도로 등의 SOC사업이 제대로 안된다면 이것은 심각한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4대강 사업은 반드시 폐기되고 원래의 치수사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은 어울리지 않는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사업”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은 외면하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허황된 말만 계속할 참이라면 차라리 라디오 연설을 그만두라”며 일침을 가했다.

박 대변인은 “총리를 포함한 개각은 언제, 어떻게, 어떤 컨셉으로 할 것인지, 134일째 억류되어 있는 유 모씨와 납북된 어선 연안호의 선원들은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송환할 것인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2010년 예산은 어느 정도 규모로, 어디에 얼마를 쓸 것인지,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출구전략을 언제, 어떻게 짤 생각인지, 국민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며 주요현안을 외면한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이 모든 의제를 놔두고 왜 지금, 뜬금없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인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경중이 있는 법”라며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은 기본법에 대한 법안심의조차 국회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이 법을 심의하고 있는 국회 기후변화대책특별위원회는 오는 25일 활동기간이 종료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녹색정책’이 국민 각자가 알아서 하는 ‘에너지 절약’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정부 대책을 꼬집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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