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걱정하는 4대강 예산편성

"이한구의원 ""與도 대충 넘길수있어, 철저히 준비해야"""

전용혁 기자

| 2009-08-13 14:18:38

남경필의원 “국민적 공감대ㆍ재정적 여건 고려등 필요"

4대강 예산 편성과 관련,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당내에 비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합리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전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13일 오전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관리 대상 재정 적자가 51조인데 이런 식으로 몇 년 더 가면 재정은 파탄난다”며 “이런 가운데 4대강 살리기 등 대규모 투자 사업을 늘리게 되면 다른 곳에서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 관련해서 예산이 제법 들어가는데 전체 국가규모를 늘려서 세출을 늘리지 않는 한 다른 예산 항목에서 줄일 수밖에 없다”며 “그래야 금년수준의 적자를 내년에 또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경제 살리기 예산을 편성하면서 확대 편성했던 예산 자체가 더 이상 계속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줄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가 부채를 더 늘려야 하며 그럴 경우 재정이 파탄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또한 그는 당내 비판 자제 분위기에 대해선 “여당내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면 4대강 사업 반대를 주장하는 야당 등이 그것을 악용해 악선전의 수단으로 쓰니 당 지도부에서 신경을 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옛날 케이스를 보면 권력자가 추진하는 사업일수록 심사할 때 철저하게 준비가 안 되는 경향이 있고 여당도 대충 넘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런 것은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사고가 안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사업(4대강 살리기)이 원체 큰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밀려나는 다른 사업하고 이 사업하고 효과, 희생 두 가지 측면해서 비교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어느 것이 정말로 민생에 도움이 되는지 철저하게 따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중도소장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의원은 4대강 예산편성과 관련 신중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남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돼야 된다는 데에도 적극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성공을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잘못된 점들에 대해 내부 토론도 필요할 것이고 공개적 비판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4대강 사업의 성공을 위해 ‘국민적 공감대’, ‘예산에 대한 투명한 공개과정’, ‘재정적 여건 고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같은 경제 침체 속에 정부가 여전히 확장적 재정 투입, 감세, 4대강 등 대규모 국책사업도 하겠다고 하는데 이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불가능하다”며 “한두 개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지금 재정적자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2012년까지 22조원 투입해 임기내에 끝낸다는 속도전과 업적주의에서 좀 벗어나야 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 체력이 많이 약해져 있는데 체력 안배 없이 달리기만 하다보면 쓰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 예산, SOC 사업 예산 등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사업 예산에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고 자칫하다가는 ‘4대강 때문에 그렇다’는 더 큰 오해와 민심이반을 가져오게 될 수도 있다”며 “균형, 국민들 설득과정, 임기내 하겠다는 의욕을 자제하고 세심하게 가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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