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18일 오후 1시43분 '영욕의 85년' 끝내 마침표
문수호
| 2009-08-18 18:02:47
민주화 투쟁, 인권신장, 통일운동에 평생을 몸 바쳐 헌신해온 대한민국 제15대 김대중(85)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43분경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부터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며 한 때 증세가 호전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끝내 병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은 그야말로 험난한 자갈밭길 그대로였다.
72년 유신체제 이후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반체제 인사로 분류돼 망명생활에 내란 음모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던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에서 연거푸 3번 고배를 마셨지만 3전 4기 끝에 야당후보로는 처음으로 1997년 대통령에 당선, 건국 이후 첫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친인척 비리, 대북 햇볕정책을 둘러싼 보수층과의 갈등 등으로 임기 내내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대의 경제 위기였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정보화사회 구현, 남북화해협력 시대를 여는 등 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정착, 한반도 평화 조성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야간 극한의 대치를 보이며 혼란정국을 보이고 있는 정치권에서도 이날만큼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한 목소리로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민주당에서는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통일, 서민과 중산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평생 헌신한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며 비통함을 표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더불어 민주당의 뿌리와 정신이 두 전직 대통령을 잃었다. 국민의 참담한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지도자 한 분을 잃었다”면서 “누구보다 민주화, 인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이루고자 했던 숭고한 뜻이 국민화합과 남북 평화로 승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한 한국 정치의 큰 별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고인이 꿈꾸었던 남북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자유선진당 역시 “고인께서 남기신 많은 족적과 업적들은 후대의 역사가 바르게 평가하고 기억할 것”이라며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릴 것”을 기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동서가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염원한다”며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에서도 “민주를 밝히고 독재에 항거했던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슬픔을 표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군사독재 시절에 지행합일, 행동하는 양심을 국민들에게 심어준 우리 시대 우리나라의 큰 별이 졌다”라며 애통함을 표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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