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적임자는 김덕룡"

임동원 前통일 지목

고하승

| 2009-08-25 11:52:53

남북문제 전문가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김덕룡(DR)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를 대북특사 적임자로 지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 전 장관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북한조문단이 방남하고,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긴박했던 뒷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김덕룡 특보의 역할이 상당히 컸음을 밝혔다.

실제 북측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다음날 오전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명의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고위급특사조의방문단을 비행기 편으로 파견하겠다는 것. 특히 조문단은 당일 또는 필요하다면 1박 2일 체류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임 전 장관은 “특사라는 말과 1박 2일이라는 표현에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정부 당국자, 즉 대통령 예방을 희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래서 즉각 정부 측에 팩스 전문을 그대로 전달하고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건의했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계기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당국 간 접촉, 청와대 방문 등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래서 통민봉관, 즉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을 이용하려는 ‘사설조문’이라는 등 북측의 진의를 의심하면서 불편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 전 장관은 “그래서 그날 저녁 만찬을 김대중평화센터가 주최해서 베풀고, 북측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해서 정부 측에 전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김덕룡 특보의 역할이 컸다.

임 전 장관은 “만찬에는 남북관계 관련하신 분들이 참석을 했다. 6.15 공동선언 실제 남측위원장도 오시고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도 참석하셨는데, 김 의장은 국민통합 대통령 특보 아니냐?”며 “그래서 북측의 진의를 정확히 파악해서 직접 청와대에 정확한 북측의 의도를 전해줌으로 상당히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측은 사실 만찬을 통해서 우리에게 들려준 얘기는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대화 재개에 관심이 있으나, 서울에서 계속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 대통령의 진의를 알고 싶어서 청와대 방문을 꼭 이룩했으면 좋겠다’하는 얘기를 했고, 또한 북측은 ‘이번 특사방문이 남북관계 진전에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노력하고 싶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발전을 원하고 있고, 언제든지 대화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니까 이번 청와대 방문을 통해서 최고 당국자들의 입장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교환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임 전 장관은 고위급특사방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사는 최고당국자의 의사를 전달하고, 또 듣고 가는 형태”라면서 “따라서 간접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는 거다. 이번에 북한특사가 왔으니까 다음엔 우리도 우리 특사를 보내서 정확히 최고 당국자 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사 적임자로 김 특보를 지목했다.

임 전 장관은 “김덕룡 특보가 대통령과의 관계나 여러 가지 핵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카드로 거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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