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민주당, 호남지역 정당"

민주당 당원 숫자, 열의, 구성, 수십년 역사 이래 최악 상태

고하승

| 2009-08-25 16:40:01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천호선 전 대변인이 25일 "민주당은 호남중심의 지역주의 정당"이라는 내용의 비판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친노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천호선 전 대변인은 이날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은 지역구를 보면 당원 숫자나 열기나 구성원 폭을 보면 민주당 역사 수십년 이래 최악의 상태"라며 "민주당이 (호남중심의)지역주의 정당임은 스스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친노신당 창당 시기와 절차에 대해 "다음 주 중 창당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곧바로 발기인대회 창당준비위 구성하고, 가능하면 12월에 창당대회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호선 전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의 대통령이 모두 타개한 지금, 과거 민주세력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명분론이 상당히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친노인사들이 주축이 된 신당을 창당하기가 분위기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은 중심이 민주당이지만 그 중심이 항상 변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이 잘못된 일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건, 진보적인 정당이건,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민주적 대다수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태에서 정당간의 연대만으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창당이 이명박 정권에 대해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천 전 대변인은 “민주당이 국민 참여정당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몇몇 정치지도자가 주인인 정당”이라며 “민주당 지역구 정당 조직을 보면 당원의 숫자나, 열의, 당원 구성의 폭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민주당 역사 수십 년 이래 최악의 상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민주당내의 세력 구성, 그리고 오래된 정당문화를 볼 때에 민주당이 국민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주인으로 대접받는, 그래서 국민 전체의 든든한 지지와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천 전 대변인은 친노세력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의 제 1의 핵심은 참여 민주주의라고 본다. 노무현 정부의 별칭이 참여정부였다. 또 하나는 지역주의 극복이다. 아직도 지역주의는 정치의 결정적인 장애물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금 민주당도 지역주의 성향이 많이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민주당) 스스로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답변했다.

천 전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동안 소원하게 지냈던 소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화해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대해 “과거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것은 물론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정치, 앞으로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지도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롭게 전개해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현실정치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천 전 대변인은 유시민 전 의원이나 이해찬 전 총리가 신당 참여에 부정적이란 보도가 있었던 것에 대해 “노무현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정당이라는 의미의 친노 정당을 제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친노세력이라고 일컬어지는 분들 전부가 들어가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유시민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정치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데, 정치에 복귀하신다면 (우리와)함께하는 문제를 의논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 전 장관에게)의사를 타진해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12월 창당대회 쯤에는 민주당의 상황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결심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전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라. 모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하라'는 유언의 말씀이 계셨다”고 밝힌 것이 친노인사들 중심의 신당창당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 천 전 대변인은 “새로운 당을 추진하고자 하는 그룹들은 최근까지 민주당에 있다가 분열해 나온 세력이 아니고, 지금 민주당 안에 계신 분들 보고 나와서 합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며 “그런 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언이라 말씀하신 것은 민주당에 주신 충고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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