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세상변화 잘 못읽는것 같아”

이계안 전 의원, MBㆍ與 일방통행식 고통 질책

고하승

| 2009-09-15 11:55:49

“이명박 대통령은 세상이 변하는 것을 충분히 읽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일방 통행식 입법은 늘 문제를 일으킨다.”

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은 15일 이처럼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의 ‘일방통행식 소통’ 문제를 강하게 질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1년간 연구 활동하고 최근 귀국한 이 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년과 최근의 민생행보 등에 대해 “대통령께서 지금 세상이 변하는 것을 충분히 읽고 계신 것 같진 않다”며 “특별히 ‘잘 산다’는 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엔 그것이 무엇이 됐든 ‘세끼를 잘 먹자’라는 것으로 ‘잘 살자’라는 것이 쉽게 정의됐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단 좀 ‘올바르게 산다’, ‘멋있게 산다’, ‘아름답게 산다’ 이런 의미가 더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대찌개라는 이상한 음식을 아무 저항 없이 먹었는데 지금 소고기 수입가지고 촛불대모를 하고 그러지 않느냐? 그게 인식의 변화이고 세상이 변한 건데 그것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충분히, 또 지금 여당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특히 미디어법 강행처리 등 18대 국회가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연초부터 파행에 파행을 거듭해온 것에 대해 “여당 야당 공히 18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나타낸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여당한테는 국정을 운영할 책임을 준 것도 있지만 소수자를 배려하라는 것도 있고, 민주당 등 야당한테는 국가 운영권, 다시 말해서 정권을 빼앗긴 것에 대한 책임과 반성,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라는 것이었는데 실질적으로 지난 1년 반 동안을 지켜보면 그런 면에서는 서로 부족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권을 잡으면 사람들이 좀 교만해지거나 오만해진다는 생각을 한다. 국민이 보내는 뜻은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려하면서 함께 더불어 하라는 건데, 마치 과거는 다 부인하고 다 틀렸고 새로운 것을 도모하라는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이 현재의 민주당으로 전부 통합됐는데도 지지율이 답보현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첫째는 사람의 문제이고 둘째는 정책의 문제”라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민주당을 사랑한 분들조차도 민주당 사람들은 다시 정권을 찾겠다는 뜻은 없이 ‘골목대장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며 “이런 문제를 생각하면서 당내의 어떤 작은 차이, 또는 다른 야당과의 작은 차이에 만족하고 희열할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변화를 이끌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그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해서 지도자가 되게 하고, 또 그런 변화를 이끌, 변화를 뒷받침할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많이 미흡하다는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거듭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내 차기 대권주자 부재 문제에 대해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바로 시장의 원리가 작동해야 된다. 당 안의 있는 인물 뿐만 아니라 문호를 활짝 열어서 뜻있는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당내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자라는 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당내ㆍ외 인사들이 서로 경쟁하고 그런 사이에 대선주자도 되고 인물도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당에 희망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난 대선후보로 여전히 야권후보로서 지지율 1위를 보이고 있는 정동영 의원의 민주당 복당 문제와 관련, “당연히 복당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좀 더 바른 방식은 정 의원께서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당에서 그것을 기초로 해서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경우를 봐도 서로 경쟁하지만 상대방이 쓰러졌을 때 일으켜준 사람은 도로 김대중 대통령 경우엔 김영삼 전 대통령, 또 김영삼 전 대통령 경우엔 김대중 대통령이었던 경우를 많이 봤지 않느냐”며 “그렇게 경쟁하고 때론 서로 격려하면서 그런 사이에 지도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 시장 집권여당 후보로 도전을 했던 이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도전 가능성에 대해 “저는 2004년도에 국회의원 출마할 때 국회의원을 한 번만 하겠다고 얘길 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국회의원 한 번하고 (정치를)마친다는 얘기냐고 물어봤는데 그런 뜻은 아니고 처음서부터 국회의원 한 번하고 다른 일을 하겠다는 것이 제 꿈이었다. 꿈이 있어서 꿈꾸고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서울을 걸으면서 보면 주거문제가 참 심각한 것 같다. 뉴타운 개발이라고 해서 곳곳을 파헤쳤는데 실제로 거기에 살던 사람들의 재정착률이라는 것이 10% 남짓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살던 동네를 떠나서 공동체는 해체되고 서울에서 살 수가 없어서 서울을 떠나서 살게 되고 이런 문제가 나오고 있다”며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서울시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도 넉넉한 마음속에서 ‘아 나는 행복하다’ 이렇게 생각하며 살 수 있겠는가 하는 그런 고민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