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號 4강 문턱서 내일 가나와 격돌

차재호

| 2009-10-07 19:59:10

4경기서 10골… 경기당 2.5골 공격력 발군
세트플레이 위력적… 긴 패스방어는 취약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홍명보호가 4강 문턱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마주치게 됐다.

가나는 6일 오후 11시 30분 이집트 이스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가진 남아공과의 대회 16강전에서 1-1 동점이던 연장전반 9분 터진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새벽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하며 8강에 선착한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오는 9일 오후 11시 30분 조별리그를 치렀던 수에즈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4강행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U-20 월드컵에서 가나와 맞붙는 것은 이번 8강전이 처음이다.

홍명보 감독(40) 입장에서는 남아공이 가나에 비해 수월한 상대였다. 지난 8월 2일 남아공과의 수원컵에서 4-0의 대승을 거둔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에 완패했던 선수들이 고스란히 이번 대회에 참가, 가나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홍 감독의 아쉬움은 더할 수 밖에 없다.

가나가 남아공에 비해 어려운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이 조별리그 C조에서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2위를 기록한 반면, 가나는 우즈베키스탄(2-1승), 잉글랜드(4-0승)를 연파한 뒤 우루과이(2-2)와 비기며 2승1무 승점 7점으로 D조 1위를 차지, 16강에 올랐다.

남아공과의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른 가나는 10골을 득점, 경기당 평균 2.5골의 뛰어난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성공시킨 렌스포드 오세이(3골)를 비롯해 남아공전 결승골의 주인공이자 팀내 득점 1위(4골) 도미니크 아디이아는 주의해야할 선수들이다.


하지만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는 법. 가나는 미드필더 엠마누엘 아계망이 남아공전에서의 퇴장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고, 수비수 아베이쿠 콴사 역시 경고누적으로 한국전에 결장하게 돼 전력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가나가 남아공과 전후반 90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 체력을 많이 소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남짓 휴식을 취한 뒤 8강전에 임해야 하는 점도 한국으로서는 호재다.

홍 감독은 가나-남아공전이 펼쳐진 이스마일리아 스타디움에 서정원 코치(39)를 파견, 전력분석 및 돌파구 마련에 들어갔다.

일단 가나의 세트플레이와 스피드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 가나는 남아공전에서 스피드를 활용한 좌우 측면 공격 전개로 남아공에 비해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고, 정교한 세트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반면, 문전으로 이어지는 긴 패스 방어에 취약점을 드러내는 등 수비조직력에 허점을 드러낸 만큼 이를 잘 파고드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 파라과이와의 16강전(이상 3-0승)에서 보여준 뛰어난 집중력과 상승세를 가나전에서도 살려 승리를 노리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했던 카메룬(0-2)과 같은 아프리카팀과의 맞대결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최근 드러낸 강점은 당시의 아픈 기억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가나전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이룩한 4강 신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은 가나전에 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동기를 부여할 전망이다.

상대가 결정된 만큼, 승리를 준비하는 일만이 남았다. 과연 홍명보호가 가나를 넘고 '멕시코 4강 신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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