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힘들지만 곡 쓸 때가 가장 행복”
5집서 소프트한 변신… 6집 테마 ‘눈물’ 예고
차재호
| 2009-10-20 20:05:28
카멜레온 같다. 때와 장소에 정확히 맞춘 색깔을 드러낸다. 쾌(快)를 동반한 향기다. 노래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MC몽(30)이다.
특히, KBS 2TV ‘해피선데이’의 인기코너 ‘1박2일’을 통해 예능인의 ‘끼’를 발산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MC몽은 “1박2일에 출연하면서부터 예능에 애착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전에는 그냥 열심히 하자, 양념이 되자는 생각뿐이었다.” 음반 홍보 목적이나 의리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부담도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예능이 무서워졌다”며 엄살을 떤다.
“(1박2일은) 리얼을 토대로 하지만 그 안에 100% 흡수돼 조그마한 연기를 해야한다”며 쉽지 않은 작업임을 털어놓았다. “가끔 과도한 내 모습을 TV로 보면 낯설기도 하다.”
그래도 MC몽은 재밌다. MC 제의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겁이 나서 사양하고 있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기복이 심하다. 힘든 일이 있으면 풀지 못하고 방송에 임한다. 한 번 터지면 연타석 홈런을 때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말 재미없다.”
MC몽의 원래 성격은 “낯도 많이 가리고 조용하다.” 그런데 방송을 통해 까불기 시작했다. 악도 생겼고 독기도 품었다. 그러다 30대로 접어들면서 달라졌다. “유유해지면서 겁도 생겼다”는 고백이다.
이런 마음은 5집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노랫말이 부드러워졌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세상이 지쳐 버릴 즈음 넌 겁내지 말고/ 어두운 밤이 끝나고 태양은 뜰 거야’(‘휴매니멀 리패키지’ 타이틀곡 ‘호러쇼’)
MC몽은 “전 음반의 노랫말은 유치하다. 술 먹으면서 나오는 말이다. 물론 그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사실적인 가사에 가슴이 더 와 닿을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랫말이 부드러워졌다. 시적인 표현도 많이 쓰게 됐다”고 설명한다.
변화를 줬지만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오히려 5집을 통해 각오가 생겼다”며 의지를 다진다. “5집은 힘을 빼고 편안하게 만들었다. 노랫말도 예능활동을 통해 쌓은 지식을 동원해 썼다”면서 “만약 5집이 잘됐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5집은 MC몽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물인 셈이다.
물론, 수확은 있다. “5집 타이틀곡 ‘인디언 보이’는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1위”라며 웃는다. 6집에서는 “색다른 음악이 나올 것 같다. 테마는 눈물”이라고 귀띔한다.
5집 리패키지 타이틀곡 ‘호러 쇼’는 MC 강호동(39)을 모티브로 작업했다. 예능계를 사로잡는 몬스터로 캐릭터를 잡아 MC몽이 작사·작곡했다. ‘1박2일’에서 호흡을 맞추며 친해졌지만 섭외는 쉽지 않았다. “부담을 주기 싫었다”는 것이다. “기회를 보다가 노래 이야기를 슬쩍 꺼냈는데 바로 오케이했다”며 고마워했다. 강호동은 뮤직비디오에도 흔쾌히 출연했다.
MC몽의 목표는 “퍼블리싱 회사 설립”이다.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곡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 다시 배고픈 작곡가가 돼도 좋다. 인기라는 게 오래 갈 수 없다는 것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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