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비리' 브로커 "서울 청장에 10년 전 뇌물" 檢에 진정

황혜빈

hhyeb@siminilbo.co.kr | 2019-05-22 00:00:47

경찰 '흠집내기 의도' 의심··· 檢 내사 착수
의혹당사자 법적 대응 예고
민갑룡 경찰청장도 檢 비판


[시민일보=황혜빈 기자] ‘함바비리’ 사건의 장본인 유 모씨(73)가 과거 고위급 경찰 관계자에게 뇌물을 준 적이 있다고 검찰에 진정을 냈다.

유씨는 공사현장 식당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며 뒷돈을 건넨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이다.

검찰은 유씨가 지난 4월 서울동부지검에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해 내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유씨의 주장에 대해 원 청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경 수사권조정 국면에서 검찰이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으로 경찰을 흠집 내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유씨는 원 청장이 2009년 서울시내 한 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청장은 이날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단에 "여러모로 민감한 시기에 다른 오해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입장을 간략히 말씀드린다.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무고죄로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2010년부터 경찰 간부, 공기업 경영진, 건설사 임원 등에게 뒷돈을 건네거나 함바 운영권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나기를 반복해왔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수사권조정 법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원 청장에 대한 진정서 접수 사실이 알려진 점을 두고 의심 섞인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진정이 있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수사하는 것은 법에 따라 할 일"이라면서도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공개되는 게 적절했는지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유씨가 교도소에 계신 것으로 아는데, 거기서 공개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검찰은 과거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구속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과거 부산지검 검사의 고소장 분실·위조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총장 등에 대한 고발사건을 절차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이다.

민 청장은 "고소·고발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며 "법에 정해진 일련의 절차에 따라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 관계자들이 소환조사를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해 강제수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 절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며 "해당 관계자들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 생각하고, 만약 임의적인 방법으로 안 될 경우 강제수사 절차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