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 “‘4차원 배우’ 꼬리표 떼고싶어요”

영화 ‘파주’로 첫 주연… 이번에도 중고생역 맡아 소화

차재호

| 2009-10-26 20:23:02

“베드신 안찍었는데… 오보성 기사 너무 많아 속상해요”


서(瑞)에 우(雨). 가뭄에 내리는 상서로운 비가 되라는 뜻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영화배우 서우(25)의 작명 배경이다.

영화 ‘미쓰 홍당무’, MBC TV 드라마 ‘탐나는도다’, 영화 ‘파주’까지 서우의 필모그래피는 짧고도 굵직하다. 데뷔 즉시 신인상을 안겨준 미쓰홍당무, 명품 드라마라는 영광을 등에 업은 탐나는도다였다. 서우를 향한 기대는 영화 파주로 옮겨간다.

공교롭게도 모두 어린 역할이었다. 미쓰홍당무 ‘서종희’는 중학생이었고, 탐나는도다 ‘장버진’도 15~16세 설정이었다. 이번 영화의 3분의 1 분량은 중·고생 역이다. 아담한 키에 동안, 앳된 목소리의 하모니는 서우의 이미지를 10대에 가뒀다.

“어려 보인다는 이유로 오디션에 많이 떨어졌어요. 제 나이보다도 오히려 한 두 살 어린 역할인데도 힘들 것 같다고 하시고, 상대 배우랑 봤을 때도 나이 차가 많이 나 보이면 안 좋다면서…. 사진을 보고 거의 확정적으로 좋아하셨던 감독님도 문을 딱 열고 ‘안녕하세요’ 하니까 표정이 굳으시더라고요.”
85년생 프로필을 88년생으로 바꾸고 다시 노크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어린 캐릭터를 해보자는 역발상이었다.


“자꾸 떨어지니까. 아예 나이를 낮춰서 가야겠다는 결정을 하셔서 그렇게 된 거였는데, 어쨌든 저쨌든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관계자 분들이나 기자들도 제 실제 나이를 많이 알고 계셨거든요. 언젠가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를 기다려주셨어요.”
본의 아니게 잘못 알려진 것은 ‘서우 베드신’도 마찬가지다. 예고편만 보고 서우가 베드신을 찍는 것 아니냐는 착각이 오해를 불렀다. “오보성 기사가 너무 많이 떴어요. 전략적으로 속이려는 의도가 아닌데, 그 기대를 갖고 오셔서 저희 작품에 반감을 갖고 가실까봐 속상했어요”란 고백이다.

베드 신? “언젠가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여긴다. 그런데 “이 일로 인해 베드신이 싫어지려고 하는 거예요. 베드신 찍었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영화가 묻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베드신에 거부감 같은 건 없었는데” 있지도 않은 베드신 때문에 참 많이 데였다.

서우는 그런 선입관이 무섭다. ‘옥메까와’ 아이스크림 TV CF 속 서우의 엽기 댄스를 기억하는 이들은 4차원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서우는 적어도 파주 속 ‘은모’에서만큼은 4차원 꼬리표를 내려놓고 싶다. “서우에게 부각됐던 4차원 같은 이미지가 은모에 방해될까봐서”다. “그러기에는 은모란 애가 너무 불쌍해요.”
미쓰홍당무 이경미(36) 감독, 파주 박찬옥(41) 감독, 두 작품 모두 우연찮게 여성 감독이었다. “이경미 감독님이 무척 좋아서 나 다음 작품도 여자 감독님이랑 하고 싶어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무섭게도 딱 들어맞는 거예요. 이제는 무서워서 말 안하려고요. 딱 맞아 떨어질까봐.”
실제로도 팬들의 98%는 여자란다. 딸부잣집 막내 아니랄까봐, 애교가 철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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