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보선결과와 한나라당
편집국장 고 하 승
고하승
| 2009-10-27 15:37:13
10.28 재보선이 이제 불과 하루 남았다.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각 당 지도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6월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면 전국 5곳에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과연 몇 석을 건질 수 있을까.
한나라당은 당초 최소 3석 이상, 많으면 5곳 모두 ‘싹쓸이’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만일 5곳 모두 승리한다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행보에는 힘이 실리고, 내년 지방선에서도 한나라당은 유리한 위치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을 진두지휘한 정몽준 대표 체제는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대권가도로 직행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러나 선거 막판에 이르면서 ‘싹쓸이’ 기대는 물 건너가고 말았다.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에서 정범구 민주당 후보가 일찌감치 경대수 한나라당 후보를 저만치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한 석을 잃더라도 다른 곳에서 승리해 4대 1이 된다면, ‘한나라당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역시 정몽준 대표 체제는 흔들림 없이 내년 7월 전당대회까지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그런데 4대 1 승리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가 앞서 나가던 수원 장안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선거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이찬열 민주당 후보가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하면, 이미 역전 당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이곳에서마저 한나라당이 패배해 3대 2가 된다면, 어찌될까?
한마디로 ‘무승부’다.
여야가 모두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무승부’마저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선거 막판 분위기가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좋지 않다.
경기 안산 상록을 지역에서 비록 민주당 김영환 후보와 무소속 임종인 후보 간에 진행되던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깨졌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송진섭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김영환 후보가 송진섭 후보를 앞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이곳에서도 한나라당이 패하면 어찌될까?
2대 3으로 ‘한나라당 분패’가 된다.
당연히 정몽준 대표체제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것이고, 지도부 인책론과 함게 조기전대론도 또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여당이 재보선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승만 해도 잘한 것"이라거나 "2승이면 본전"이라는 말들이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상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때문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따라서 정몽준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는 인책론이나 조기전대론을 무시하고, 내년 전대까지 버틸 수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2대 3의 ‘분패’가 아니라 1대 4로 ‘완패’ 당하는 경우다.
실제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희태 전 대표가 출마한 경남 양산에서 민주당 송인배 후보와 김양수 무소속 후보가 맹추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는 이곳에서 마저 패할 경우, 정몽준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 지도부는 봇물처럼 쏟아지는 인책론에 의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당 내부로부터 `발전적 변화' 요구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이고, 따라서 조기전대가 불가피해 질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도 당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친이(親李, 친 이명박) 진영과 대변화를 요구하는 친박(親朴, 친 박근혜) 진영 간에 세 싸움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과연,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몇 석이나 얻게 될지, 그 결과를 지켜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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