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진 “‘청담보살’ 콧소리, 유재석 덕분”

“코믹이미지 변신 ‘패밀리가 떴다’가 시발점”

차재호

| 2009-11-05 20:03:16

묵직하고, 사색하고, 슬픈 테두리 안에 박예진(28)은 갇혀 지냈다. 언제부터였을까, 비음(悲音)과도 같았던 그녀의 비음(鼻音)을 코믹하게 받아들이게 된 터닝포인트는….

SBS TV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의 잔상은 아직도 현재의 박예진을 설명한다. 손으로 닭을 잡고, 능숙하게 생선 회를 뜨는 박예진의 “연기하지 않은” 면면들은 ‘달콤살벌 예진아씨’란 별명을 지어냈다.

“패밀리가떴다로 나를 많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대표적인 이미지가 된 것 같다.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던 것 같다”고 긍정한다. “‘발리에서 생긴일’이 시청률이 잘 나왔기 때문에” 대표작이었던 것처럼 배우의 이미지는 작품이 만든다는 걸 알고 있기도 하다.

새 영화 ‘청담보살’이 점차 흐려지는 달콤살벌 박예진의 여운을 또렷이 재생해낸다. 개그 소재로 승화된 그녀의 콧소리며 코믹한 이미지가 패밀리가떴다와 청담보살을 잇는다. 박예진 역시 “패밀리가떴다 덕분에 이 시나리오가 내게 들어온 것”으로 안다.

그래서 패밀리가떴다는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박예진은 “내가 꿈꾸는 변신, 기회 자체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배우가 어느 정도까지 (연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해도, 대중들에게 보인 이미지에서 크게 다르지 않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다”는 것이 경험으로 체득한 진리다. 박예진에게 코미디를 기대하는 것은 한때 모험과도 같은 일이었다.

패밀리가떴다는 곧 가능성의 거울이었다. 상업영화로는 ‘뚫어야 산다’(2002)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으로 진출할 발판이 마련됐다. 꿈에 그리던 ‘변신’의 기회도 얻었다.

어느덧 콧소리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렸다. “비음이 있고 독특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연기하면서는 도드라지지 않았다”는 박예진식 비음은 대개들 무심코 흘려들었다. 그러다 “(유)재석이 오빠가 특징을 발견해줬다”고 이제는 기정사실화 했다. 그리고, 작정한 듯한 박예진의 콧소리는 청담보살에서 작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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