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 “연기·춤 만큼은 자신있어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쇼케이스서 일품연기 선봬

차재호

| 2009-11-18 19:41:08

보컬 도전 관심집중… 한전아트센터서 28일 개막


세상을 긍정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주는 뮤지컬이 나온다. 극의 감초에 머물렀던 뚱뚱한 인물과 흑인이 중심에 선다.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는 1960년대 초 미국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뚱뚱한 몸에 머리를 부풀린 소녀 ‘트레이시’가 TV 댄스경연대회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당시 팽배했던 노동자 계급과 인종 차별 등 사회적 문제도 다룬다.

1988년 존 워터스(63)가 영화로 먼저 만든 ‘헤어스프레이’는 2002년 뮤지컬로 옷을 갈아입고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2년 전 우리나라 첫 공연은 129회로 이어지며 1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이번 공연에는 MC 박경림(30)이 등장한다. 뮤지컬 첫 도전이다.

미국 유학시절 우연히 관람한 ‘헤어스프레이’를 15번이나 봤다는 박경림은 2007년 국내 초연 당시 ‘트레이시’ 역을 꿈꿨으나 무산됐다. 이후 이 캐릭터를 노리며 꾸준히 보컬 레슨을 받았고, 안정적으로 고음을 처리하는 수준에 올라 결국 ‘트레이시’로 낙점됐다. 박경림은 국내 초연 당시 협력 프로듀서로 나서며 공연을 알리는데 일조한 바 있다.

16일 열린 쇼케이스에서는 6곡이 공개됐다.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신나는 음악과 배우들의 익살스런 연기가 일품이었다. 밝은 분위기의 뮤지컬답게 형형색색 빛나는 무대의상과 소품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박경림의 가창력이 주목 대상이었다. 특유의 쉰소리로 과연 고음을 제대로 낼 수 있을는지가 관심거리였다. 박경림 스스로도 “뮤지컬 출연, 특히 노래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가창력 우려를 인정했다.

하지만 박경림의 노래실력 평가는 뒤로 미뤄졌다. 박경림과 함께 ‘트레이시’를 연기하는 신예 권소현, 김민영과 무대를 나눈 탓에 많은 곡을 부르지 못했다. 연기와 춤은 이미 시트콤과 예능 프로그램으로 갈고 닦은 만큼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박경림은 “헤어스프레이는 새로운 도전인데 나를 뛰어넘는 계기로 삼고 싶다”며 “‘박경림이 뭔가 하나를 해냈구나’라는 생각을 관객들이 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어스프레이’에는 개그맨 문천식(32)이 ‘트레이시’의 거대한 엄마 ‘애드나’로 출연한다. 꽃미남 아이들 스타 ‘링크’는 뮤지컬배우 정동화(25), ‘트레이시’를 괴롭히는 ‘엠버’는 뮤지컬배우 오진영(28)이 맡았다. 황현정, 김태희, 박송권, 이인철 등도 함께 한다.

28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박경림은 12월2일 첫 출연한다. 4만~8만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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