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좋은 콜렉터가 되기 위한 방법들
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김유진
| 2009-12-29 11:01:39
(박정수 - 작가·미술칼럼니스트)
문화국 장관이 되고자 한다면 더 나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
사회 환경과 주변 정세에 따른 미술품 동향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행선지에 가고자 할 때 도착하는 시간은 비슷하더라도 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이 있다면 더 행복한 것 아니겠는가.
장관으로 가는 길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활용이 필요하다.
미술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최소한 100개 이상의 미술품을 구경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링크되는 미술품 관련숫자를 합하면 어지간한 미술품은 다 볼 수 있다.
친절하게 설명까지 곁들여져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작품 수집의 횡재를 누리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할 때, 사업자 등록 번호와 결제의 안정성만 확보하면 그만이다.
두 번째, 미술품의 경우 수익과 시간은 비례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 투자와 달리 미술에서는 바닥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미술품을 구매하였더라도 좋아서 산 것이기 때문에 우선을 즐겨야 한다.
그 작가가 명성을 있을 때까지, 혹은 그 작가의 작품 매매가 활성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그렇다고 미련을 안고 기다리지는 말자. 그냥 잊어버려야 한다.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주식에서는 주가가 바닥인 이유가 있지만, 미술품에는 이유가 없다. 화가 한 사람이 기업이며, 공장이며, 주주이기 때문이다. 좋은 미술품을 만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세 번째, 미술품 가격이 상승하고, 미술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파워 있는 작품을 발견하면, 그 미술품보다 한 단위 정도 저렴한 작품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같은 화가의 작품이라도 가격차가 심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속지만 않는다면 가치가 충분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네 번째, 수익을 생각한다면 가지고 있는 작품을 판매하여 다른 작품을 구입하여야 한다.
어떤 분들은 작품을 판매한 금액에 얼마를 더 보태서 눈에 차는 미술품을 구입하라고 한다. 그러나 판매한 금액으로 최대한 많은 작품을 확보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최근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동향은 상위 몇 작품들이 거래의 총액을 좌우하고 있다.
따라서 상위 그룹의 미술시장이 붕괴되지 않고 현상 유지가 되면 반드시 그 아랫 단위의 미술시장이 뒤를 따라 성장하게 된다.
앞에서 주도하는 미술품의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더 작은 단위의 미술시장도 따라서 더 크게 확대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500만원에 판매하였다면 돈을 더 보태어 700만원짜리 작품을 매입할 것이 아니라 70만원짜리 작품 10점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40만원이 400억으로 변하는 미술
작가의 활동량이라면, 동문회, 동호회 성격의 미술 전시를 제외한 경력을 말한다.
화가의 약력을 살펴보면 화랑에서의 대단위 기획전, 국제 아트페어, 개인전 등의 경력이 나온다.
매년 지속적인 전시활동 경력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꾸준한 예술 활동이 있었음에도 가격이 낮다면, 화가로서의 자질이 없거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여섯 번째, 자신의 눈에 차는 화가를 고집하지 말자.
세상에 100종류의 미술품이 있다고 해도 내 마음에 차는 것은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 할지라도 포기하지 말자.
사람의 눈은 각각 다르므로 주변의 정보를 종합해 최대치의 작품을 고르자. 그러면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한 화가의 이야기이다.
“외국 아트페어에 나갈 때 저는 제 마음에 드는 작품 1종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좋은 작품 4-5종을 가지고 나가요. 제가 보는 관점과 틀린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 많이 손해 본적은 없는 것 같아요.”
환금성이 뛰어나고 투기성 강해서 미술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심을 집중시켜 미술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게 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미술품은 비싸도 상관없다.
다만 그 비싼 가격이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보통 사람들이 자괴감이나 지나친 계급 차별 의식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어느 누가 로또에 당첨되어 40억 아파트에 샀다고 해도 그걸 내 집 가격 3억과 견주지는 않는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에 짜증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비교하면서 마음의 안식을 얻기도 한다.
미술품은 부동산과 다르다.
강북에 있는 3억 아파트가, 재건축을 하지 않는 이상, 주변에 특별한 개발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30억이 될 일은 없다.
그러나 오늘 구매한 40만원짜리 미술품은 언젠가는 400억이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투기의 세계가 아니다.
사회가 책임져줘야 할 인간 정신활동의 진보를 위한 기초적 생존 보호 행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화국의 장관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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