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첫 선
전쟁속 인간 갈등 그려… 국내정서와 익숙
차재호
| 2010-02-24 19:39:10
명동예술극장서 내달 5일 개막
우리나라 관객에게 생소한 세르비아 작가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유랑극단 쇼팔로비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가 점령한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이 배경이다. 전쟁 중에 공연을 하려는 유랑극단 배우들과 주민들 간의 갈등을 담는다.
세르비아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류보미르 시모비치(75)가 1975년 발표한 작품이다. 1985년 유고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1988년 옛 유고연방 10여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선보였다. 이후 프랑스, 스위스, 슬로바키아, 체코, 일본 등지에서도 공연됐다. 국내에서도 1998년 이병훈 연출로 초연된 바 있지만 정식 무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랑극단 쇼팔로비치’는 따로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인물 없이 극단 배우, 마을 사람, 독일 점령군 등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고르다.
유랑극단 단장인 ‘바실리예 쇼팔로비치’ 역의 김명수를 비롯해 이정미, 정나진, 김현웅, 김정은 등 대학로의 30~4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준다.
배경은 낯설지만, 정서는 익숙하며 공감도 안겨 준다. 전쟁의 비인간성, 그로 인한 배고픔과 두려움 등을 몸소 겪은 한국인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삶과 죽음이 나뉘는 전쟁의 순간에도 꿈을 꾸는 인간 존재 자체가 결국 예술이자 현실이며 바로 인간의 삶이 연극의 일부라고 말한다. 대중음악가 정재일의 라이브 음악이 발칸반도의 정서를 보탠다.
명동예술극장이 올해 첫 연극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3월 5~28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볼 수 있다. 2만~5만원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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