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눈여겨볼 만한 미술품 소통의 흐름

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김유진

| 2010-03-03 12:52:17

(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작품의 흐름과 자본의 생리

미술품은 소통되어야만 존재 가치가 인정된다.

돈으로 교환되지 않더라도 이미지 자체가 사람들에게 전시되고 사람들이 그걸 관람하고 있다면 이 역시 소통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미술품은 그 흐름 안에 있어야만 가치가 있다.

골방에 처박혀 있는 미술품은 미술품이 아니다.

작품들은 이런 소통 속에서 비로소 움직인다.

돈 된다 싶은 작품들은 혼자서 살아 움직인다.

그런 작품은 예술성이나 작품성 등은 이미 검증이 된 상태다.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그런 작품은 가격 또한 무척 높다.

그런 작품은 이미 작품의 단계를 넘어서 ‘물건’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이미지가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물건으로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물건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주인이 누구건 상관없다.

작가의 인생관이나 예술관도 가격에 관여하지 않는다.

돈의 흐름을 좇을 뿐이다.

그러나 모든 미술품들이 돈을 좇는 것은 아니다.

미술품에는 돈으로 바꿔질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특별한 목적을 띠고 보통 사람들을 향해 무섭게 달려든다.

집회 현장 등에서 발견되는 걸개그림이나 퍼포먼스라고 하는 행위 예술이 그런 것들이다.

2007년 5월 이천에서 군부대 이전을 반대하는 시위 과정에서 돼지를 찢어 죽이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시위 분위기 때문에 극적인 효과를 거두었으나, 동물을 학대한 지나친 행위였다는 비난의 여론이 드높았다.


예술적 행위라고 하기에는 너무 폭력적이긴 했으나 이런 흐름은 선동 수단이 되거나 대중의 감성을 한쪽 방향으로 자극하는 데 사용된다.

이 역시도 미술품의 흐름 중 하나이다.

화랑을 경유하는 흐름도 있다.

이 흐름에서는 미술품의 예술성, 보존성, 가격에 대한 기대치 등이 아주 높게 설정되어 있다.

예술 가치와 재화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여기서는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널리 소통시키기 위해 화집을 제작하거나 엽서와 포스터를 유통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미술 작품으로서 브랜드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미술품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직은 미술품의 이미지가 소통되고 있을 뿐이다. 광고나 인터넷 등을 통해 알리는 것은 작품 소통 이전의 이미지의 소통이다.

더 나은 가격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또 다른 미술품의 흐름이 있다.

화랑이 아니라 화가 본인이 매개가 되어 미술품이 움직이는 흐름이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업실이나 기타의 장소에서 작품을 아는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특정인의 부탁으로 작품을 양도하는 경우이다.

초상화나 주문 제작의 경우 이런 직접 거래가 이뤄진다.

어떠한 형태의 흐름이든 모든 흐름은 자본의 생리를 좇는다.

현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또는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흐름이 있어야 한다.

물론, 집회나 시위 현장의 경우에는 미술품 자체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규합이나 선동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건상 경제적 가치로 교환되기는 싶지 않다.

미술품에는 무한한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직접 화법으로 많은 관람자에게 공동의 문제를 인지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86∼1957)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의 경우에는 공산당원으로서 선동을 위해 많은 벽화를 그렸는데 현재는 멕시코의 국보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다.

선동을 위한 미술품은 환금 가치가 배제된 것이기는 하나 나름의 예술적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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