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MB 홍위병, 그대가 틀렸다’
고하승
| 2010-03-04 15:07:22
편집국장 고하승
한나라당 내에는 이른바 ‘이명박 홍위병’이라고 불리는 소장파 의원들이 몇 명 있다.
이들에게 맡겨진 주요 임무는 아무래도 ‘박근혜 때리기’인 것 같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무차별 공세를 퍼붓는 초선의 강용석 의원 역시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 3일에도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강 의원은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후보만 되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 안에서 다수파가 되는 데 집착한 나머지 너무 오른쪽으로 가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가면, 한나라당 다수파 되도 본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강 의원의 지적처럼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만을 의식해 지나치게 오른 쪽으로 가 있다면, 즉 ‘아스팔트 우파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면 본선에서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너무 오른 쪽에 가 있다’는 강 의원의 지적은 틀렸다. 명백한 오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중도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박 전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권자들은 강 의원이 생각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를 ‘오른 쪽에 치우친 정치인’, 즉 세상 사람들로부터 ‘수구꼴통’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정치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념적 포지션에서 대통령보다 더 오른쪽에 서 있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쩌면 강 의원과 같은 ‘이명박 홍위병’들만 그렇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그는 ‘강 의원만의 생각인가, 아니면 친이계 의원들 중에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있나’라는 물음에 "상당수가 그렇게 보는 것 같다. 탁 까놓고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지만 많이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변했다.
즉 친이계 상당수가 박 전 대표를 오른 쪽으로 너무 치우친 ‘극우 정치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례를 들면, 광우병 쇠고기 수입 파동 당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박사모가 참여 했다. 박사모는 박근혜 전 대표 지지팬클럽이다. 반면 이 대통령 지지그룹인 ‘아스팔트 우파’ 세력은 거대한 시위물결을 저지하기 위해 고작 수십여 명이 따로 집회를 가졌다가 세상의 조롱거리만 된 일이 있지 않는가.
특히 박 전 대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년 추도식에서 ‘복지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즉 ‘복지 국가’를 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복지정책은 분배정의를 실현하는 정책으로 과거에는 좌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었다.
따라서 ‘복지’를 강조한 그는 이미 ‘우파 정치인’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국민 정치인’으로 우뚝 선 것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더구나 박 전 대표 자신도 자신의 성향에 대해 “중도”라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말로는 ‘중도’라고 하면서도 이른바 ‘부자감세’ 정책으로 서민들에게 돌아갈 복지 예산을 대폭 축소해 버린 이 대통령이야 말로 ‘꼴통 우파’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강 의원에게 충고 한마디 하겠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처럼 사실과 다른 거짓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전제를 깔고 비판하는 것은 비열한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강 의원의 발언은 오히려 ‘부자감세’로 복지정책을 대폭 축소시켜 서민을 고통 받게 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당하는 것 아닐까?
오히려 강 의원은 이렇게 말해야 옳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만 되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땅바닥으로 추락한 지지율을 붙잡아 두려는데 집착한 나머지 너무 오른쪽으로 가는 것 같다. 지금처럼 가면, 한나라당은 다음 대선에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정신 좀 차리쇼!”
그나저나 한나라당 친이계는 왜, ‘당의 자산’이라고 하는 박 전 대표를 흠집 내지 못해 이토록 안달하는지 정말 그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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