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미성년자 무면허 사망사고, 책임 떠넘기기...가해자 가족 "사과하면 끝나는 시대가 아니지 않냐"
서문영
issue@siminilbo.co.kr | 2019-06-08 01:00:00
최근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사망사고를 되짚었다.
이날 미성년자들의 무면허 운전 사망사고로 딸을 잃어야 했던 피해자 박유나 씨의 어머니가 등장했다.
박유나 씨는 당시 사고로 인해 병원에서 손 써볼 수도 없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박유나 씨의 어머니는 "저는 그 친구들이 미성년자라고 해서 용서해주고 싶은데, 초범도 아니고 네 번이나 걸렸다는 말을 들으니 이건 아니다 싶더라. 술 마시고 죽이면 술 마셔서 용서가 되고, 18살에 죽이면 미성년자라서 용서가 된다. 저는 이런 세상이 무서워진다"고 토로했다.
어머니를 더 힘들게 한 건 가해자들의 태도였다. 그는 "한 번이라도 이야기 좀 하지.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정말 미안하다 우리 아이 때문에 이렇게 큰일을 겪어서 어떡하냐. 죄송하다' 이것만 해줘도 되지 않나"고 말했다.
실제 담당 PD가 무면허 운전자 전 군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그는 "할 말이 없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아무것도 못 하고, 뭘 어떻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며 사과를 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해명했다.
이에 담당PD는 "저쪽에서 돈으로 합의를 원하시거나 그런 건 아니지 않나"고 물었다. 그러자 전 군의 아버지는 "지금이 옛날이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시대냐. 입으로 사과하면 끝나는 시대가 아니지 않냐"고 도리어 큰소리를 냈다.
이에 동승한 조 군의 아버지는 "지금 자신은 빠져나가기 위해 우리 애한테 다 몰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과거에 전 군 아버지가 렌터카 사업을 했었다. 그래서 교통사고 분야에 빠삭하게 알아서 저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군의 아버지 역시 자신의 아들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우리 아이는 당시 그 사건에 대해서 단속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된 상황이다. 동승만 했을 뿐"이라며 "아들에 대한 무면허 방조죄가 성립이 된다면, 렌트업자의 경우는 살인교사죄가 되는 거다. 면허가 없는 애들한테 차를 빌려줬으니까 나가서 교통사고 내라는 것밖에 더 되냐"고 주장했다.
즉 차를 빌린 자기 아들보다 미성년자인지 뻔히 알면서도 차를 알려준 업자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
아이들에게 차를 빌려준 이들 역시 뻔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당 사건에 대해 묻는 PD에게 "아이들이 저보다 형인 줄 알았다"는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를 PD가 지적하자 그는 "내가 언제 거짓말했냐"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사람이 죽은 사고"라고 언급하자 "나도 안다"고 받아쳤다. 어디에도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후에는 지인까지 등장해 제작진의 카메라를 치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이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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