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애경산업 안용찬 前대표 기소

홍덕표

hongdp@siminilbo.co.kr | 2019-06-17 06:00:58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檢 재수사 6개월만에

[시민일보=홍덕표 기자]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인명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대표(60)가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를 시작한지 6개월여만에 불구속기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안 전 대표 등 애경산업의 전 임직원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알 수 있었음에도 검증을 소홀히 한 채 수년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이 필러물산에 하도급을 줘 만든 제품을 받아 2002년부터 자사 브랜드인 '홈크리닉'을 붙여 판매해왔다.

제품 용기에 버젓이 '인체에 해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하자 판매를 중단했다.

그동안 애경은 제품을 제조한 SK케미칼 측에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원료물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아 유해성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을 해왔다.

법원도 이런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안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 차례 기각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애경이 가습기 메이트가 출시된 2002년 9월 이전에 SK케미칼로부터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서울대 연구 보고서를 전달받은 사실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애경이 단순히 제품을 넘겨받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생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있기에 SK케미칼 못지않게 책임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부에 등록된 가습기 메이트 피해자는 총 1416명이다. 이 중 가습기 메이트만을 사용한 단독 사용자는 253명이며 정부지원금 지급 대상인 1∼2단계 피해자는 11명이다.
옥시 등 다른 가습기 살균제와 가습기 메이트를 함께 쓴 복수 사용자 1163명 중 1∼2단계 피해자는 12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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