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2' 김영하, 마이웨이 정신으로 젊은 세대에 현실적인 조언
나혜란 기자
issue@siminilbo.co.kr | 2019-06-19 00:18:00
6월 15일 방송된 KBS 2TV 토크쇼 '대화의 희열2'에서는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길을 걸어온 소설가 김영하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솔직하고도 소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김영하와의 대화에 푹 빠져든 시간이었다.
이날 김영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나아가 청춘들에게 지지 않고 버티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처음부터 큰 성공과 환호를 생각하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것. 조금 부서질지라도 패배하지 않고 버티면 언젠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가 밟아온 소설가 김영하의 길이 이러한 그의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김영하는 등단부터 기존의 틀을 깬 파격 행보를 선보였다. 그는 신춘문예와 같은 정통 문학 잡지가 아닌, 비주류 계간지로 문학계에 첫 발을 들였다. 신춘문예에서 떨어진 그가 빨리 등단을 하려 하자, 주변에서는 인생 쉽게 살려고 하지 말라며 그를 만류했다고. 경영학과 출신인 김영하는 당시 문학계를 잘 몰라서 더 용감했다고 말하며, 파격적 등단의 배경을 이야기했다.
김영하는 대표작 '살인자의 기억법'을 비롯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최근 '여행의 이유'까지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스타 작가다. 하지만 늘 그가 무언가를 쓰려 할 때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다고. 김영하는 "그럴 때 이걸 써 봐 야지"라고 생각했다며, 그의 기발한 작품 세계의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그러면서 김영하 작가는 소설가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작가의 삶이 자유롭고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김영하는 "예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건 그 작품을 사주는 거다. 예술가로 살아가려면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예술가에게 돈은 뗄 수 없는 현실임을 강조했다.
또한 김영하는 한 번도 원고료를 떼인 적 없다고 말하며, 예술에 대한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했다. 작가 역시 노동자라는 것이다.
김영하는 "자기 감정을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을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나를 강하게 만드는 소설의 힘을 강조했다.
동네 서점을 살리기 위한 김영하의 노력도 인상적이었다. 김영하는 판매 성적에서 불리하지만, 동네 서점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판을 출간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풀뿌리 독서 조직이 강해져야 책과 서점의 미래도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면서도,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려는 김영하 작가의 소신을 알 수 있던 이야기였다.
파격과 소신의 길을 걸어온 소설가 김영하. 조곤조곤 강력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의 매력에 푹 빠진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조언은 많은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버티며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부여했다.
소설이 가진 특별한 매력과 소설가로서의 권리와 가치를 이야기하는 김영하와의 대화는 새로웠고, 또 한번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울림과 깨달음을 선사했다.
한편 KBS 2TV '대화의 희열2'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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