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 “주민과 함께 선진 자치 펼쳐 사람중심 ‘명품 종로’ 만들 터”

서울시 구청장 취임 100일 특별인터뷰

안은영

| 2010-11-07 16:05:00

소통위 위해 區비전위원회 출범 온힘
복지 사각지대 없는 정책 마련 최선
불편함 없는 도시 디자인 강화할 것
교육예산 늘려 교육명문도시 되겠다

[시민일보] 최근 김영종 종로 구청장은 미국 대사관 숙소 터와 종로구청 터를 맞바꾸자는 제안으로 눈길을 끌었다.

미 대사관 숙소 터 3만6642㎡(1만1100평)에 몇 개 동의 저층 건물로 된 종로구청이 들어선다면 인사동과 안국동으로부터 이어지는 널찍한 진입로가 만들어져 교통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구청 지하에 5층 이상의 주차장을 설치하면 주차난도 웬만큼 해소되고 종로구 청사에 조성된 공원 안에 야외조각장을 만들면 금상첨화라는 것이 김구청장의 제안논리다.

이런 기막힌 제안은 평소 아이디어가 풍부한 건축사 출신의 김 구청장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의 전문가적 안목은 지역내 대표적 뉴타운 지역인 창신동에서도 빛을 발했다.

재개발 지역에는 으레 찬성주민과 반대주민들 사이에서 패가 갈리고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창신동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개발 정책에 대한 전문가적인 안목과 소신을 피력, 결국 양쪽 주민들 모두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행정은 주민다수가 원하는 쪽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면 먼저 ‘소통’이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다.

실제로 그는 동 주민자치위원회가 형식적인 모임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토론문화가 이뤄지는 곳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가회동 등 일부 동에서는 지역 협의체 구성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공통의견을 도출해 내는 등 진정한 주민자치로 발전하기 시작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가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종로구 비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도 바로 ‘소통’을 위함이다.

그는 종로구 비전위원회에 대해 “위원회는 종로구에 산적한 많은 과제들을 주민과 전문가, 공무원들이 같이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위원회가 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진정 필요한 선거 공약의 실현으로 종로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15일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최우수상을 받은 그 이기에 김 구청장의 공약은 믿어도 좋을 듯 싶다.

김 구청장은 “'사람 중심 명품 도시 종로'라는 구정 목표아래 하나하나 공약사항들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비록 내년도는 세제 개편 등으로 약 250억원의 세입 감소가 예상되어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은 당장 실천이 용이치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 건전 재정 운영을 통해 서두르지 않고 점진적으로 추진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종로발전을 위한 5개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품격 있고 활기찬 문화예술도시를 만들겠다’는 게 김 구청장의 뜻이다.

그는 “방대한 문화인프라를 소유한 종로는 축복의 땅”이라며 “소중하게 가꾸고 보존해야 할 문화적 가치들을 두루 살피고 지켜나감은 물론, 각 분야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주민들과 함께 직접 참여하고 품격 있는 문화 상품들을 개발할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서 가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또 ‘따뜻하고 행복한 복지도시 실현’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웃은 없는지, 법률적인 문제로 행정지원이 되지 않는 경우는 없는지를 살피고 종로구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아이 키우기 좋은 젊은 교육도시’라는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을 늘리고, 특화된 어린이ㆍ청소년 도서관 개관 등 피부에 와 닿는 보육ㆍ교육 정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아울러 교육 명문도시 종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교육수준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는 예산지원을 늘리고 사교육을 줄여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교육지원 정책이 되도록 학교측과 협의하여 개선 하겠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김 구청장은 ‘쾌적하고 건강한 녹색도시’를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쾌적한 도시의 기본은 청결”이라며 “깨끗한 종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무원과 환경미화원의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주민들도 내동네를 깨끗이 만들겠다는 동참의지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주민과 함께하는 선진 자치시대’를 5대 과제로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종로를 구민 여러분께 돌려 드리려고 한다”며 “민선자치시대의 근본정신에 입각한 실질적인 주민참여 행정이 될 수 있도록 구민의 생각을 읽고, 들으며 반영하는 열린 종로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이나 주거환경 문제, 그리고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 것부터 주민들께 꼼꼼히 알려드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공개행정을 확대시켜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특히 종로구가 지향하는 ‘사람중심의 명품도시’에 맞게 ‘디자인 강화’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민주당 소속 다른 구청장들이 일반적으로 이 부분을 도외시 하는 것과 비교할 때, 이러한 그의 소신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들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수 밖에 없다.

십여년간의 건축사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통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는 김 구청장.

그는 “8년 이상의 서울시 공무원 재직 경험과 종로구 도시계획심의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지방행정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북촌한옥마을 보전 및 개발에 관한 연구’로 지방자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주민입장에서 종로의 현안을 연구하게 되었다”며 “‘아름다운 도시를 디자인 한다는 것’ 이는 외형만이 아닌 불편함이 없는 도시, 그리고 행정은 불편함을 하나하나 해소하는 것이라 지금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약자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도로 및 계단, 공원의 벤치 등 하나하나가 사람을 생각하고 건강을 고려한 시설이 되었을 때 아름다운 도시로서의 기능을 유지한다는 점, 좀 더 편리하게 행정을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중심의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거창한 사업을 벌려 무언가를 남기려는 구청장 보다는 주민들이 봤을 때 어떤 큰 사업을 벌인 기억은 별로 없지만 일 잘하는 구청장,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며 “항상 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주민과 함께 문제점을 해결하여 종로를 발전시키는 어떤 변환점 역할을 해낸 구청장이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

이어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야무지게 일하는 구청장이 되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지독하게 감독하고 살림 잘하는 구청장이 되어서 신뢰감이 간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구청장 취임 이후 줄곧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애를 써 왔다.

김 구청장은 “지금까지 쪽방촌, 복지시설 등 소외된 이웃들의 애로를 듣는데 우선했다”며 “요즈음은 각 동별로 현안사업과 주민불편사항들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다니면서 애로사항들을 하나하나 해소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짧은 기간이지만 주민들을 현장에서 가까이 만나면서 주민들의 갈등요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으며 하나하나 대화로 풀어가면서 주민들과 공감대가 조성되었을 때가 가장 보람되었던 것 같았다”면서 “현장행정을 다니면서 우리 주변에는 불편사항 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을 보면서 주민이 편안한 종로를 만드는 것이 우선 제가 해야 할 소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시간들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은영 기자 ae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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