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청장 인터뷰
전용혁 기자
| 2010-11-23 09:01:55
강북구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사무실보다는 현장을, 이론보다는 실행을 중시하는 젊은 구청장의 패기가 강북구정에 물꼬를 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섬김과 소통'을 민선5기의 강북구정 운영방침으로 내 건 박겸수 구청장의 소신과 무관하지 않다.
박 겸수 구청장은 평소 '강북구의 주인은 구민'이라는 생각으로 그 자신은 물론 공무원들에게도 '구민들에게 주인을 섬기는 정성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구청장의 이같은 소신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민본사상이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심지어 지금부터 대한민국 전역이 다산 배우기를 시작한다면 30% 정도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다며 다산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는 그다.
취임 이후 날마다 오후2시부터 4시까지 구청장실을 열어놓고 구민과의 직접대화를 실천하고 있는 것도 박구청장의 이같은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매일 새벽 우이천, 공원 등 주민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구청장은 23일 와의 인터뷰에서 “강북구민이라면 누구나 어떤 내용을 가지고 오더라도 저를 만나실 수 있다. 구민들의 말씀을 듣고 민원사항은 직원들과 상의해 즉시 처리해 드리고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해당부서에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민과의 대화에서 민심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구정에 반영할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는 게 박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지역주민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구정 운영에 있어 재개발, 재건축 문제나 교육 복지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구청장의 현장 청취가 영향을 미친 결과다.
실제 강북구는 주택들이 오래되고 하다 보니 재개발, 재건축이 필요한 곳이 많다. 현재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곳도 무려 60군데에 이른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대해 “현재의 재개발, 재건축은 도시정비촉진법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는데 도시정비촉진법이라는 것이 주민들 편에 서서 재개발 재건축을 하는 것 보다는 도시를 빨리 정비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문제”라며 “그러다보니 정작 중요한 사람에 대한 배려나 원주민 재입주율 향상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사업 초기에 대다수의 주민들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부 주민들의 주도하에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사업 진행과정에서 분담금, 개발이익 등의 문제로 찬?반이 맞서 사업을 다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 7월부터 공공관리제도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공공관리제 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에 대한 대책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살던 사람을 내쫓고 건물만 높게 세우는 것이 아닌,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원주민들이 재입주 할 수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선 입안단계부터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사업 추진 내용을 모두 공개해 재산권은 자기가 지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발이익도 특정집단이 아닌 주민들에게 모두 돌아가야 한다는 게 박 구청장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강북구는 사업 초기부터 해당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업내용, 지정 절차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에게 찬?반여부를 물어 사업 시행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주민참여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박 구청장은 “주민들이 원할 경우 SH공사와 주민이 함께 시행하는 공영개발방식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SH 공사가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식에 대해 “SH 공사가 공기업으로서 서민들의 주택문제 해결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재개발, 재건축에 참여한다면 원주민 재입주율을 높일 수 있다”면서 “SH 공사는 사기업처럼 개발이익을 남기지 않고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공사비를 맞춰 그만큼 주민 분담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민들이 원하고 SH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구역을 찾아 시범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저는 1995년 서울시의원 시절 SH공사와 함께 수유리의 한 연립주택 재건축을 추진해 성공한 사례가 있는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구청장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저의 첫 번째 공약인 친환경 무상급식은 교육과 복지를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의무교육의 완성이자 평등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강북구는 지역여건상 무상급식에 대한 수요가 대단히 많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또 “교육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소질을 계발해 주는 것”이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자기 소질을 알고 이를 집중적으로 계발,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저는 이런 저소득층의 소질있는 아동을 미리 발굴해서 취학 전부터 대학교까지 계속 지원할 수 있는 장학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구청장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도서관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U-도서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립도서관과 동 마을문고의 모든 도서에 전자태그를 붙이고 지하철역에 무인 대출반납시스템을 만들어 출퇴근 하시면서 간편하게 책을 빌리고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다른 도서관이나 마을문고에 있는 책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다. 올해 안에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풀뿌리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지수요가 많은 강북구 문제와 관련, 박 구청장은 “강북구는 서울 어느 구보다 복지 수요가 많다”며 “우선 전시행정을 줄여 복지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만 5세 영유아 무상 보육, 저소득 구민 국민연금보험료 지원 등 서민과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역시 제일 중요한 부분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취약계층들이 수혜만 받기 보다는 일자리를 통해 자립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 구청장은 공공근로, 노인일자리, 지역공동체 일자리 등 공공일자리 사업과 함께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한 노인?여성?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 지원센터와 실직자를 위한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이밖에 퇴직 교사, 복지도우미, 소방공무원 등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퇴직자들은 인력풀로 운영해 사회에 대한 봉사도 하고 일자리도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 구청장은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북한산은 수려한 자연환경 뿐 아니라 많은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특히 강북구엔 이준열사, 의암 손병희 선생님, 해공 신익희 선생님, 광복군 합동묘 17위 등 독립투사와 애국지사들의 묘소 16기가 계신 곳이다. 또한 3.1운동의 시발지인 봉황각, 민주화 성지인 국립 4.19 민주묘지까지 있어 살아있는 현대사 박물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이분들의 유물을 모아 당시 시대상황과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한국현대사박물관을 건립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테마별, 일정별 관광 코스를 개발해 문화관광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구청장은 “앞으로 강북구와 북한산을 가족들과 함께 오셔서 자연과 문화도 즐기고 아이들에게 역사 교육까지 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근 지자체와의 자매결연만 해도 구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 결과 경기도 양평군과는 기존의 자매결연 내용에 '강북구민이 양평군 관내 직영 주차장을 무료 사용할 수 있게 했고 축구장 사용도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첨가했다. 관내 정육점과 양평군을 연결해 양평지역 특산품인 '개군 한우' 판매 루트를 열어, 구민 먹거리 활성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구청장은 공무원 조직과의 소통에도 '섬김'의 화두를 내세워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무조건 따르라는 전근대적인 방식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위에서 군림하기 보다 그 밑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섬김의 자세로 다가선다면 조직 통솔에 어려움이 없다는 소신으로 조직의 인화 단결을 이끌어 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구청장은 “지방자치의 목적은 주민에 대한 봉사, 그리고 주민자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북구의 비전도 ‘구민이 주인되는 행정으로 강북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로 정했다”며 “이를 토대로 구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바른행정, 복지와 교육을 책임지는 따뜻한 행정, 공정하고 부패없는 깨끗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처음 구청장이 되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구민을 하늘처럼 섬기면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강북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용준 기자 jyi@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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