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시의회 '깊어진 갈등의 골'
“무상급식에 정치력 관철시키기 위해 시의회가 市 정책·예산들 삭감·지연”
관리자
| 2010-12-23 18:01:00
“3억 들인 市의 무상급식 반대 광고… 정치적 입지 구축·명분 쌓는 수단?”
무상급식 문제를 둘러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 협의회 대표 김명수 의원은 서울시가 지난 21일 주요 일간지에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22일 PBC라디오 <열린세상,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아이를 완전히 발가벗겨 놨다. 이것은 인권을 유린하는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그는 오세훈 시장이 전날 ‘무상급식 반대를 빌미로 서울시의 미래 비전까지 발목을 잡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한강 예술섬, 서남권 행복타운, 또 돔 야구장 건립예산안 다 부결시켰다. 무상급식 때문에 서울시 미래 비전 발목 잡은 것이다’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도 “그것은 미래 비전이 아니다”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은 우선 서남권 행복타운 건립에 대해 “서남권 노인 복지 타운은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건강한 어르신들이야 운동 삼아 (멀더라도)가시겠지만, 대중교통도 아주 용이하지 않은 곳에다가 1600억 정도를 들여서 큰 복지관을 짓겠다는 거다. 이것을 저희는 분산해서 각 지역 지역에다가 지역 복지관을 만들어 몸이 불편하거나 용돈이 조금 부족한 어르신들도 복지혜택을 보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강 예술섬에 대해 “집행부가 6500억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공사가 설계 등을 통해서 최초에 예상했던 공사비보다 모두가 다 증액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예술섬이라고 하는 것이 물론 서울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겠지만, 지금 이와 같이 큰 예산을 들여서 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 지금은 중산층이나 서민들의 복지예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예산, 일자리 만드는 예산, 경제를 살리는 예산 이런 쪽으로 편성해야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돔 야구장 건설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야구장에 1080억을 들여 짓겠다고 해서 지으라고 한 것 아니냐? 지금 짓고 있다. 여기다가 수익성 사업을 하겠다고 400억을 더 달라는 거다. 그래서 400억 들여서 수익이 얼마나 나느냐고 했더니, 연간 2억의 수익이 난다는 거다. 400억 들여서 연간 수익이 2억이면 200년이 걸려야 투자비가 다시 환수되는 거다. 그것도 원금만. 경제 논리로 이런 사업을 하는 것은 말이 되느냐?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수익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이지, 오세훈 시장이 하는 일마다 건건이 다 발목 잡는 것이 아니다. 어떤 건도 발목 잡은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서울시의 광고에 대해 “3억 정도가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돈의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광고를 대선 준비하는 개인의 광고로 쓰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아주 잘못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오 시장이 이번 무상급식 논란을 제기한 데에는 나름대로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서울시의회의 의결권까지도 좌시하지 않겠다든지, 그리고 어제 홍보 광고를 하는 상황을 보면서 이게 정말 정치적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명분을 쌓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의 생각은 달랐다.
같은 날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BBS라디오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의회가 무상급식을 관철하기 위해서 서울시의 큰 비전이고 미래인 사업들, 한강 예술 섬이라든지 서남권 행복타운, 돔 야구장 이런 것들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삭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서울시의 뜻을 계속해서 시민 여러분들께 알려드릴 예정”이라며 강행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이번 사태의 책임을 시의회에 돌렸다.
그는 “무상급식에 대한 조례에 위법적인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강제적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에, 수의 힘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다”며 “더군다나 서울시의회는 무상 급식 하나에 정치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다른 서울시의 많은 정책들, 예산들을 볼모로 잡아서 삭감하거 지연시키거나 일 자체를 막고 있는 이런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서울시가 13개 특정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 현재 교육감이나 시의회가 주장하는 무상급식의 허와 실, 무상급식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서울시의 많은 시민들과 연관되어 있는 일들을 가로 막거나 예산들을 삭감해서 일들을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일들을 시민들에게 알려드리는 것은 굉장히 온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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