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亞컵 절반의 성공
우승 실패했지만 젊은피 재발견
관리자
| 2011-01-27 10:51:00
한국은 25일 오후 10시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120분간 접전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0-3으로 아깝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해 51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도전의 기회를 놓쳤다.
◆갈길 먼 패스축구
한국이 일본에 패해 51년만의 우승 목표 달성이 물 건너가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큰 패인은 조광래식 축구가 아직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아시안컵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선수들을 조기에 소집해 서귀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을 거치며 훈련을 했다.
이 과정 속에서 대표팀은 훈련과 연습경기를 반복하며 조광래 감독(57)이 추구하는 패스, 연계 플레이 습득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전 대표팀의 선 굵은 축구와 판이하게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조광래식 축구를 익히기에는 다소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박주영 빈자리 컸다
최전방 킬러 박주영(26. AS모나코)의 부재도 뼈아팠다는 지적이다.
박주영은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 감독은 소집 전까지 박주영을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한 채 2선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한 공격 전술을 사용할 뜻을 밝히곤 했다.
그러나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가 불발돼 공격 전술을 새로 짜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과정 속에서 구자철(22. 제주)을 활용한 ‘구자철 시프트’로 예선전에서 효과를 보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최전방 공격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된 지동원(20. 전남)은 최약체 인도와의 맞대결에서 두 골을 넣었을 뿐, 바레인, 호주전 등에서는 침묵했다.
바레인, 호주전에서 구자철만이 득점에 성공한 것은 최전방 공격의 부진을 단적으로 증명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조커 활용이 점쳐졌던 유병수(23. 인천)는 조 감독의 선수 기용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독설을 내뱉었으나, 곧바로 사과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해 빈축을 샀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최우수신인으로 평가되면서 기대를 모은 손흥민(19. 함부르크)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향후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이용래·손흥민 발견 수확
‘구자철 시프트’는 조별리그와 8강 모두 위력을 발휘해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표팀 은퇴가 점쳐지면서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른 공격전술 개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부진하기는 했지만 가능성도 함께 드러낸 지동원, 손흥민과 기성용(22. 셀틱)과 보조를 맞췄던 중앙 미드필더 이용래(25. 수원)의 발견도 수확으로 꼽힌다.
이밖에 선수들이 조광래식 축구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선보인 점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긍정적인 면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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