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DJ 따라 배우기
관리자
| 2011-02-14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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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한나라당내 친이계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따라 배우자며 ‘열공’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친이계 한 핵심 의원은 "최근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 DJ를 정권재창출의 롤모델로 공부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특임장관실에서도 정권재창출의 다양한 사례 중 하나로 DJ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 스스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떠벌렸던 여권 주류세력이 느닷없이 ‘DJ’를 재조명하고 나선 까닭이 무엇일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이인제 대세론’에도 불구, 지지율이 1%대도 넘지 못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했고, 결국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아마도 그 점을 배우려는 것 같다. 즉 대세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를 배제하고, 전혀 다른 제 3의 인물을 내세워 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실제 DJ집권 당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군 중에서 이인제 혼자 20%대 후반에서 30% 초반대로 독주하고 노무현, 한화갑, 김중권, 김근태, 유종근 후보 등은 지지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그 가운데서도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하위권이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인제 대세론은 물론 거대한 장벽과도 같았던 이회창 대세론까지 단숨에 ‘훌쩍’ 뛰어넘었다. 친이계의 DJ 탐구 배경은 바로 이것이다. 즉 박근혜 전 대표의 '거침없는 독주'에 맞설 친이계의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등 기존의 후보들은 정치적 유동성을 감안해도 박 전 대표를 넘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묻혀 있는 ‘제 3의 기발한(?) 후보’, 즉 ‘한나라당판 노무현’을 발굴해 박근혜 대세론을 주저앉히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다. 선 지금의 ‘박근혜 대세론’과 당시의 ‘이인제 대세론’은 그 파괴력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가 있다.
당시 ‘이인제 대세론’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민주당내 경선에 국한하는 것이었고, 야당의 ‘이회창 대세론’과 비교할 때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실제 당시 연합뉴스 여론조사 결과 여당의 이인제 후보는 야당의 이회창 후보보다 무려 10% 정도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역시 대동소이했다.
한마디로 이인제 대세론은 ‘우물 안 대세론’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은 다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나 정동영 최고위원은 물론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등과의 가상대결에서 최소 20%대에서 많게는 40%대 까지 앞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이회창 대세론’과도 비교가 안 되는 그야말로 ‘탄탄한 대세론’이다.
따라서 친이계가 아무리 기발한 후보를 발굴해 낸다고 해도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 넘기는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당시 DJ의 노무현 선택은 ‘지역감정 타파’, ‘국민 갈등 봉합’이라는 대의명분이라도 있었다. 반면 친이계는 오로지 ‘박근혜 견제’라는 정치공학 적 측면에서 출발하고 있을 뿐이다. 이점을 간과한 친이계들의 DJ 따라 배우기는 ‘수박 겉핥기’에 불과할 뿐이며, 따라서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권력재창출 사례로서의 DJ를 연구하는 것은 좋지만 공부하려면 좀 제대로 하라. 그나저나 친이계들이 생각하는 ‘한나라당판 노무현’, 즉 ‘기발한 제 3의 후보’란 어떤 인물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일까? 기발하기로 말하자면 허경영씨를 따라갈 자가 없다는데, 혹시 그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친이계들이 얼마나 황당한 일들을 자주 벌였으면 이 같은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지 ‘피식’ 웃음부터 터져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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