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땅과 산을 망친 정권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안은영
| 2011-02-14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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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아마도 우리나라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MB 정권 만큼 독선적이고 편파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이 만큼 후안무치(厚顔無恥)할 수는 없을 것이다. MB 정권은 강과 땅과 산을 망친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고,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 한 세기 이상 우리의 후속 세대가 생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반만년 유유하게 흘러온 우리의 4대강을 망친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이제 너무 지쳐서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다. 4대강 사업은 차기 정권에 의해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전부터 누누히 말해 왔지만 ‘MB 2기’, 즉 MB 정권을 승계할 정권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그것은 일종의 ‘선거 혁명’이 되고 말 것이고, MB 정권의 트레이드 마크인 4대강 사업은 메인 타깃이 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4대강에 관한 한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YS에게 정권을 순순히 이관시켰지만 12-12와 5-18 청산은 피해갈 수 없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MB 정권은 땅도 망쳤다. 물론 구제역 발생 자체를 정권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당시에 발생했던 구제역은 국지적 피해로 넘어 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 같은 전국적 재앙이 되었는지 대해 정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금까지 보상금과 방역비용, 조사비용 등으로 2조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액수는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액의 일부일 따름이다.
1997년 대만은 구제역 때문에 돼지 380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주로 소각했는데, 그렇게 지출한 비용이 미화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5천억 원에 달했다. 대만은 주로 소각을 했는데, 전기충격으로 살처분한 돼지의 사체를 산업용 소각로까지 동원해서 태웠다. 그래서 비용은 많이 들었지만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는 심각한 사태는 최소화했을 것이다. 2001년에 영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서 돼지를 살처분해서 소각했는데, 그 때 들인 비용은 미화 160억 달러, 한화로 약 20조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급하게 대충대충 땅에 묻어서 토양오염, 하천오염, 지하수 오염, 그리고 이로 인한 질병 만연 등 2차, 3차 오염을 야기할 가능성이 확실 해 졌다. 동물 사체를 묻은 그 많은 지역은 다시는 쓸 수 없는 땅, 아무도 원치 않는 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니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또 얼마나 될 것인가. 대만과 영국의 예를 들어 보더라도 우리의 피해는 10조 원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선 수십조 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등 전국의 국립공원 정상부에 케이블카를 놓을 계획이다. 4대강에 시멘트 콘크리트를 기어코 붇고 마는 것과 똑같은 대못 박는 심보로 올해에 인허가를 다 내 줄 모양이다. 대통령 한 사람 잘못 뽑은 대가치곤 너무나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작년 11월 4일자 조선일보에는 박은주 부장이 쓴 칼럼 “케이블 카. ‘도룡뇽’이 될까”이 실렸다. 케이블 카가 자연에 나쁘지만은 않다면서 환경보호론자들의 케이블 카 반대를 빈정거린 이 칼럼은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설악산, 지리산, 북한산 등은 국립공원이라는 점은 전혀 언급이 없다. 일본의 후지산 국립공원, 미국의 요세미테 국립공원 정상에 케이블 카가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칼럼은 그런 언급이 없이 국립공원 정상에 케이블 카를 설치하려는 정권을 은근히 옹호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1996년 봄에도 북한산에 케이블 카를 설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생태학자들과 환경단체들이 이 문제를 들고 일어나자 조선일보는 사회면 톱 기사로 크게 다루었고, 며칠 후엔 천박한 개발지상주의를 질타하는 사설을 실었다. 덕분에 북한산 정상에 케이블 카를 놓으려는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됐는데, 박 부장은 그 사설을 기억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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