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국가기강 회복할 방법은 어디에

이기명 시사평론가

안은영

| 2011-03-14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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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알면 병이다.’ 예부터 무능한 가장은 집에 쌀이 떨어졌는지 밥이 끓는지 죽이 끓는지 오불관언이었다. 왜냐. 모르면 약이니까. 그러니 죽어나는 건 처자식이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한나라당의 최고위원회가 ‘평온’했다고 전한다. 다행이다. 할 줄도 모르고 할 수도 없는 최고위원회가 괜히 실천도 못 할 말만 해 놓고 국민들 마음 심란하게 해 놨다가 위에서 한마디 하면 끽소리 못하고 쥐구멍으로 자취를 감추면 욕만 더 먹는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든가.

지금 나라가 소란하다. 호떡집에 불났다는 말은 명함도 못 내민다. 높은 분들도 머리가 지끈거리실 거다. 그렇다고 야단칠 계제도 아니다. 사고 치는 인간들이 모두가 내 살이요. 피다. 대단한 의리다. 그러나 의리고 자시고 지켜야 할 의리가 따로 있다. 나라의 귀중한 정보를 불륜관계를 맺은 이국 여인에게 넘겨 준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을 의리로만 설명할 것인가.

장자연 사건도 그냥 덮어 둘 수가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른바 악마라고 불리는 특권층이 저지른 인면수심의 광태는 이 땅에 도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 악담이 아니다.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고 한다. 우리 딸들이 언제 어느 때 무슨 험악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

대통령 아들이던 모씨가 마약을 하고 또 어떤 생활을 했는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지위가 높고 명예가 있으면 몸은 더욱 낮게 처신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미친 짐승이었다. 악마였다. 이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집권세력이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말이 없다. 스스로 창피해서 말을 못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몽골과 상하이 총영사관 외교관들의 입에 담기 창피한 추문은 기밀문서 유출의혹과 더불어 얽히고설킨 외교관들의 육체적 인척(?)관계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적당히 넘어갈 문제인가. 중국이 화가 난 것 같다. 좌우간 화는 났고 중국이라면 찔끔하는 정부로서는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총영사와 부영사의 상하 위계질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덩 여인과 다정하게 사진 찍은 모습은 마치 신혼 여행길에 청춘남녀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오고 간 그 많은 전화번호와 국민이 알지 못하는 국가의 기밀은 얼마나 많을지 소름이 끼친다. 대통령 부인의 전화번호까지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외교의 외자도 모르는 인간들이 외교를 농단한다.

BBK 사건이 다시 수면 위에서 서서히 솟아오른다. 무혐의 처분이 내렸다지만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자기 것이라고 고백한 동영상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핵심 연루자인 에리카 김이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2007년 대선 당시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핵심 증거였던 편지도 조작 논란에 휩싸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좌우간 이 나라에는 ‘조작의 달인’과 ‘배신의 달인’들이 넘쳐흐른다. 안원구의 입도 살아 있다. 한상률은 믿을 수 있는가.

국격은 더러운 수렁으로 빠져 들어갔다.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의 오역, 국가조약의 번역 오류만 지난 한 달 간 세 차례 불거졌다고 한다. 공무원의 기강이 땅에 떨어진 증거다. 외국어 잘하는 대학생들 많다. 성실하게 몇 배 잘할 것이다.

제동이 걸리지 않는 물가폭등과 정부의 무대책까지 합치면 해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물가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4.5% 오르면서 국민의 삶과 정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다. 당초 목표인 3%는 그만두고 이미 지난 1월 13년 만의 최고인 4.1% 상승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자랑스러운 기록경신은 절대로 아니다.

특히 지난 1월의 식품물가는 11.6% 상승, 가입을 자랑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2.6%)의 4배를 넘는 난감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주무장관이라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말 이 힘든 짐을 내려놓고 싶다”고 국회에서 토로했다. 짐 내려놓고 자신은 도망칠 테니 국민들은 고물가의 수렁에서 허덕이라는 말이다. ‘죄는 내가 짓고 매는 네가 맞아라’다. 얼마나 뻔뻔한가.

이건희가 한마디 했다. 지금쯤 후회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가 한 말은 “낙제점을 주면 안 되겠죠”다. 솔직히 낙제라는 말이다. 역린을 건드렸다. 경제대통령에게 이런 불경한 소리를 하다니. 청와대는 앙앙불락이다. 이건희가 발을 잘못 뻗었나. 두고 볼 일이다.

리비아에서는 국정원 직원의 미숙한 정보활동으로 외교단절로까지 이를 뻔한 대형사고가 있었다. 큰 형님이 행차하시어 사과로 무마했다는데 꼴이 말이 아니다. 그토록 자랑하던 UAE 원전 수주도 말이 많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의 방에 숨어 들어가 절도를 한 사건. 얼굴을 못 든다.

자질구레한 얘기는 국민들 간에 기별도 안 갈 것이다. 구제역 대책은 어떤가. 아직 날이 풀리지 않아서 그렇지 확 풀리면 우리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도록 되어 있다. 건강문제다. 구제역으로 살 처분된 가축을 3백50만으로만 치자.

침출수가 23만 톤이란다. 한나라당 정운천이란 최고위원은 침출수의 냄새가 고소하다고 했으나 그건 정운천의 코고 국민의 코에는 오로지 인간의 잘못으로 살 처분된 가축의 피 냄새만이 난다.

땅속으로 스며든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켜 이를 식수로 이용하는 국민이 마신다면 어떻게 되는가. 만약을 가정하더라도 이건 적당히 어물어물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구제역 대책 정도라면 우리 국민에게 재앙적 수준의 비극이 온다. 구제역 사후 대책관련 특별기구라도 만들어야 한다.

전세대란과 가계부채. ‘부자 되세요’ 했는데, 가계부채가 900조라니! 빚이라서 그렇지 부자는 부자다.
인사가 망사면 망사 후에는 망조다

인사의 난맥은 노벨상감이다. 강만수는 전천후 요격기인가. 왜 그렇게 돌려가며 해 먹는가. 경제를 망친 주범이란 시각은 아직도 존재한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제 지쳤다. 체념했을 것이다. 아무리 참을성이 쇠심줄 같아도 견디는 재주가 없을 것이다. 서울 강북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멸할 것이라는 불길한 건지 반가운 소식인지 요즘 자주 들린다. 한나라당 의원들 좌불안석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아침 신문만 보면 국가 기강이 무너지는 뉴스만 나온다”고 했다. 옳게 들은 소리다. 그럼 뭐가 있는가. 민주당이 할 일은 무엇인가. 국가 기강 무너지는 소리만 듣고 있으면 그것이 해결책인가.

민주당도 김칫국을 마신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고스란히 민주당의 이득으로 올 것이란 행복한 꿈은 거둬야 한다. 잘못된 지적인가.

KBS 수신료 1000원 인상안 상정을 합의해 주었다고 한다. 오장도 없는가. 간도 쓸개도 없는가. KBS가 지금 제대로 방송을 하고 있다고 믿는가. 아니면 국민을 세뇌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러면 못 쓴다. 국가의 기강이 장마철 뚝방 무너지듯 하는데 막지는 못할망정 뚝방 밑을 파내고 있단 말인가. 이러면서 다음 집권을 바란다니 참 염치도 좋다.

민주당은 작은 것은 버려야 한다. 개인의 이해를 버리도록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자기 편한 대로 야권통합이나 연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화끈하게 내 놔야 큰소리도 칠 수 있고 민심도 얻는다.

정치지도자들은 독선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혼자서 정치하는 것은 아니다. 대도를 가야 할 것이다. 아집과 독선으로 이어져 온 정권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최우선은 그거다. 바꾸지 못하면 경륜이 하늘을 뚫어도 소용이 없다. 패하고 나서 억울하다고 소리쳐 봐야 자신만 미친놈 된다. 한나라당이 웃는다. 문성근이 주장하는 ‘국민의 명령’이 우선 이겨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당위를 제시하지 않던가. 저 혼자 똑똑한 척하지 말아야 한다. 똑똑해 봤자 정권교체 못 하면 모두가 끝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140년 만에 대재앙이 닥쳤다. 일본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다. 세계에서 5번째라고 한다. 너무나 끔찍하다. 한국과 떼어낼 수 없는 관계.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인데 최소한의 피해로 그쳤으면 좋겠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신 좀 차려야 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이다. 어느 누구도 국민을 불행하게 할 권리가 없다.

보지 않아도 뻔한 흔들리는 나라의 기강. 정권이 망하면 한나라당은 손 톡톡 털고 일어나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정 다급하면 외유나 하시다가 국세청의 아무개처럼 기어들어 올 것인가. 역사를 무서워해야 한다. 그것은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공직자가 가슴에 문신으로 새겨둬야 할 금언이다.

안 되면 조상 탓이라고 한다. 우리도 참 많이 조상 탓했다. 우리가 죽은 후 우리 후손들이 또다시 조상 탓을 한다면 무덤 속 백골이 되어서도 얼굴이 붉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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