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묶는 사람 매듭 푸는 사람
이기명 시사평론가
안은영
| 2011-04-07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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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매듭은 예술이다. 매듭공예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게 예술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매듭으로 완성된 예술작품은 오묘해서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한 번 만들어 낸 매듭은 좀처럼 풀기가 쉽지 않다. 기막히도록 아름답게 완성된 매듭은 풀 필요가 없다. 예술품으로서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때는 바로 매듭을 풀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데 고통이 따른다. 정치에도 매듭이 있다. 정치판의 매듭은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해서 헷갈린다. 시작이라는 의미는 매듭을 잘못 매었다는 것이고 끝이라는 의미는 얽힌 매듭을 잘라 문제를 종결짓는다는 의미다. 난제의 해결을 말한다. 복잡할 것 없다. 이번 김해을의 경우 참여당과 민주당이 단일화 협상안을 놓고 이해가 엇갈려 지지고 볶고 한 것은 잘못 맨 매듭의 시작이고 문재인의 ‘한방 해결’은 매듭의 종결이라는 의미다. 이제 잘잘못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믿는다. 이익 먹자는 장사인데 손해가 나니까 못 판다는 것이고 그렇게는 못 산다는 것 역시 손해라는 생각 때문이니 피장파장이라고 하자. 문제는 매듭이 너무 큰 의미와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을 풀지 못하면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까짓 김해를 하나 가지고 왜 그리도 시끄러우냐고 할지 모르나 세상이 다 알다시피 김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왜 비극적인 선택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무개념의 극치다. 김해에서 재보선이 실시되고 만약에 이곳에서 야당이 패한다면 그야말로 야당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는 야당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단일화를 이루는 경우다. 참여당과 민주당이 맞섰다. 저마다 우리가 후보를 내야 한다고 했다.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객관적 판정을 받은 인물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유는 굳이 여기서 설명하지 않지만 매듭은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참여당이 각기 후보를 내세우고 바둑의 국수가 무색할 각가지 전략을 세우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추악한 이익 챙기기 이외는 아무것도 아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이 저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다닌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가 막혔을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은 이들이 서로 타협을 못 하고 모두 제 갈 길을 갈 경우에 둘 다 낙동강 오리 알이 된다는 것은 화포천 철새들도 다 알 것이다. 그러니까 모두 자살지원병들이다. 누가 잘못 매듭을 매기 시작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럴 때 제갈공명이 필요하고 장자방이 필요한 것이다. 집안이 위기면 효자가 나오고 나라가 위기면 충신이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어느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김해을의 야권단일화는 할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매듭의 한 가닥이 풀리기 시작했다. 매듭이라는 것은 이상해서 한 가닥이 풀리기 시작하면 또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더구나 김해을의 경우 대의명분이 너무나 뚜렷하기에 이론을 제기하기가 힘들다. 모두가 노무현의 철학 신봉자들이 아닌가. 이번 김해을 문제를 지켜보면서 인간 세상사는 사람이 제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간이 오그라드는 불안을 느끼면서 만약에 실패를 하면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나 미칠 것 같았다. 입으로는 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면서 한 짓이 겨우 이거냐 비난을 받을 때 할 말이 뭔가. 먹물정치 사기꾼이라고 해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생사 도처에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다. 누가 해결하는가. 해결할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해결자가 될 수 있다. 도둑놈이 도둑질하지 말라고 야단칠 수 없다. 안상수가 포탄 얘기할 자격이 있나. 없다. 일찍이 노무현 대통령은 말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고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다.” 이 말이 담고 있는 절절한 의미는 무엇인가. 다함 없는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문재인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의 말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다르지 않다. 내가 너고 네가 나라는 말이다. 나는 평소에 노 대통령과 문재인을 보고 그것을 느꼈다. 문재인으로 변신해 간곡하게 당부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누가 거절할 수 있는가. 노무현 정신의 구현을 정치철학으로 한다는 사람들이 노 대통령의 말을 거역한다면 그것도 대의명분과 국민의 염원을 담은 야당단일화의 당부를 거절한다면 그들의 ‘노무현 정신구현’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문재인의 모습은 진지했고 티 없이 순수했다. 이미 국민들에게 검증받는 문재인이기에 이 일을 해 낼 수 있었고 이제부터 일을 마무리 지을 사람들은 따로 있다. 이 나라의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불신을 받는 이유는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감동은 정직으로부터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바로 정직하지 않고 그래서 국민이 감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공감대다. 바꾸기 위해서 야권단일화가 필요하다. 단일화만 되면 정권교체는 다시 물을 필요도 없다. 바로 한나라당 의원들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열린 한길로 가야 한다. 4월 27일. 김해에서 분당에서 강원도에서 순천에서 그리고 각 지역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봉하 대통령님 묘소 앞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통령님도 기뻐할 것이다. /서프라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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