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vs 거품론
최민경
| 2011-06-06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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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2012년 대선의 상수(常數)는 역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지난 17대 대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대 강자’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다른 여야 대선주자들 지지율 모두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부분의 조사에서 30%를 넘어섰으며, 일부에선 40%대의 지지율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등 여권 내 경쟁자들의 지지율은 대부분 한 자릿수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야권에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을 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한 자릿수로 추락했고,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은 지지율이라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대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실패에 따른 반감과 야권의 몰락 때문이라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세론’이라기보다는 ‘거품론’에 가까울 것이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후광’에 기대고 있다면, 현재의 지지율을 지켜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 일정 정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경제성장’, ‘빈곤탈출’, ‘근대화’라는 박정희 담론이 그의 지지율을 높이고 있음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한한 신뢰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신뢰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즉 단순히 주변 여건 때문에 형성된 지지율이 아니라, 국민들 앞에 신뢰 있는 모습을 주고 얻은 든든한 지지율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거품론’이라기보다는 ‘대세론’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가 될게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 당시 이명박 캠프는 전전긍긍했다. 뭔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히려 박근혜 캠프 쪽에서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을 정도였다. 왜 그랬을까? 당시 MB 지지율은 신뢰감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거품이 잔뜩 끼어 있었고, 그 거품이 ‘도곡동 땅’ 의혹 등으로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0만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한 경선 현장 투표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가 이겼다. 이 후보는 겨우 여론조사에서만 조금 앞서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박근혜 후보를 이겼을 뿐이다. 그동안 발표됐던 MB의 지지율에 거품이 끼었음이 입증된 것이다. 당시의 MB 지지율과 현재의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신뢰’라는 측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박 전 대표의 현재 지지율은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대세론’에 가까운 반면, 당시 MB 지지율은 주변 여건과 분위기에 편승된 것으로 ‘거품론’에 가까웠다는 뜻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지지율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지지율을 대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관심사다. 만일 지금처럼 변함없이 ‘신뢰’와 ‘원칙’ 있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준다면, 대세론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또 ‘복지’ 담론을 차기 대권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제기한 것처럼 서민들을 위한 정치인의 모습을 끝까지 유지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당내 경선만을 의식해 신뢰와 원칙을 스스로 깨뜨리거나, 표의 확장성을 포기하고 우향우를 시도할 경우엔 본선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 그것이 ‘대세론’이냐 ‘거품론’이냐 하는 문제는 박 전 대표 자신에게 달린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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