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없인 ‘평생배우’ 자격 없다”
“이순재 “이미숙·김갑수도 고된 훈련기간 거친 사람들”
관리자
| 2011-06-23 15:59:00
탤런트 이순재(76)가 김명민(39), 김정은(35) 등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충남 천안 휴러클 리조트에서 “‘기적의 오디션’에 연기력이 되는 한 두 명의 인재는 있겠지만 대부분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도전자들을 훈련시킬 경우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본다. 본인이 체험을 통해 반성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지금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다 이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기적의 오디션’ 특별 자문위원인 이순재는 “김갑수는 웨이터 역할부터 시작했다. 밑바닥부터 다지며 모든 체험과 고난을 겪고 지금의 김갑수가 됐다. 이미숙도 데뷔 당시 소박했다. 그때 내가 ‘지금 떴다고 까불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이미숙은 그 말을 지켰다”고 칭찬했다.
또 “김정은과 함께 드라마 ‘루루공주’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 그때 김정은에게 ‘이 일을 평생해라’고 말해줬다. 평생 배우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주인공을 하던 사람이 아주머니 역할을 하고, 인기가 떨어지고 광고가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연기력이 좋지 않으면 평생할 수 없다. 그 시점이 되면 진정한 연기 맛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로 호흡을 맞춘 김명민에 대해서는 “성격있고 까다로운 친구다. 함께 촬영하며 시간을 안 지키고 건방 떨까봐 걱정했다. 한 번도 지각하지 않고 늘 일찍 나왔다. 캐릭터 소화도 잘했고 지휘 설정도 완벽했다. 평생 배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배우들은 오래간다”고 치켜세웠다.
‘기적의 오디션’ 최후의 1인은 SBS TV 드라마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순재는 “요새는 즉석으로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또 이 프로그램을 통해 뜨게 되면 드라마 홍보적 측면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바로 투입하는 것은 무모한 것 같다”고 짚었다.
“뽑아서 훈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천재들이 많아 엊그제까지 노래부른 사람들을 드라마에 갖다가 놓지만 기본적으로 연기를 계속할 사람이라면 훈련을 많이 시켜야 할 것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여기서 뽑힌 배우가 쪽대본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최소 책읽기라도 다섯번 이상해서 지적해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현재 드라마에는 연출이 사라졌다. 연출이 연출할 시간이 없어 대사만 외우면 끝나는 환경이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미러클 스쿨’이 진행되는 한 달여 훈련기간이 결코 길지는 않다.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석 달을 같이 작업한 적이 있는데 완성도가 75%밖에 나오지 않았다. 연기라는 게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말’을 꼽은 이순재는 “외국에서 온 탤런트들이 원어민 발음으로 말을 구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발음은 좋지 않다. 모든 캐릭터들은 말에서 시작하게 마련”이라면서 “깡패 양아치 역할은 잘 하더라도 사회적 역할이 상승해 지적인 모습을 필요로 하는 역할은 소화를 못한다. 암담한 현실이다. 다 언어훈련이 안 돼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요즘에는 발성이 다 무시되고 있다. 똑같은 목소리에 똑같은 발음으로 주고받게 된다. 그런 것 가지고는 관객을 압도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 훈련인데 한 달이라는 시간은 너무 적다”고 짚었다.
다음으로 연기자로서의 정신을 특기했다. “배우가 어느 순간 광고를 찍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직종이 돼 버렸다. 1년에 광고 하나만 가지고 평생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델인지 배우인지 구분이 안 된다.”
“드라마에서는 모델 광고 효과를 가지고 드라마에 투입한다. 아이돌을 드라마에 투입해 이미지를 얻고 가려고 한다. 하지만 연기에 기본이 안 되는 애들이 나와서 배역이 소화가 되겠느냐는 것이다. 본질이 잘못됐다. 전 세계에서 캐스팅과 배우를 이렇게 뽑아서 투입하는 나라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적의 오디션’은 16회에 5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최후의 1인에게는 상금 2억원과 SBS TV 드라마 주인공 발탁, 기업 CF모델 기용의 특전이 주어진다. 24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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