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옥’캐릭터 욕심나 노개런티 출연 감수”

김규리, 영화 ‘풍산개’ 히로인

관리자

| 2011-06-28 16:04:00

개념배우, 의식있는 배우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김규리(32)가 또 한 번 과감한 선택을 했다.

김기덕(51)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고 애제자 전재홍(34) 감독이 연출한 ‘풍산개’(제작 김기덕 필름·배급 NEW)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지금이야 김 감독이 제64회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뒤지만, 이 영화를 찍던 지난해 겨울만 해도 김 감독은 영화계를 떠나 3년 가까이 은둔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 감독의 영화, 크랭크업이 될는지도, 후반 작업을 마칠 수 있을는지도, 극장에 걸릴는지도 모르는 영화에, 그것도 돈 한 푼 안 받고 출연한다는 것은 자칫 자살행위일 수도 있었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어요. 아니,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 거에요. 크랭크인하기 3일 전에 제안이 왔거든요. 시나리오가 좋고 의도가 좋더군요. 욕심도 나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해보자고 나섰지요.”
말은 쉽지만 노개런티는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소속된 처지에 매니저들, 코디네이터 등 사실상 벌어 먹여야 할 식구들이 많다. “회사에 눈치가 보이긴 했죠. 그래서 허락해 준 회사가 고맙고 자랑스러워요”라면서 “개런티에 관해 저는 생각이 달라요. 돈은 벌 수 있는 곳에서 벌고, 못 버는 곳에서는 안 벌어도 된다는 생각이에요. 돈 위주로 가고 싶지 않아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시대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한 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자신의 출연료관을 털어놓았다.

전 감독은 ‘인옥’ 역으로 처음부터 김규리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임권택(75) 감독의 ‘하류인생’(2004)에서 처음 보고 언젠가는 꼭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김규리에게 짓궂은 사람들은 묻는다. 처음부터 본인만 염두에 뒀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의외로 쿨한 대답이 나온다. “어디 어디 돌아서왔겠죠. 오호호호.” 그러면서도 “누구한테, 어떻게 돌아서 저한테 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풍산개에서 인옥을 제가 했고, 제 거라는 게 중요할 뿐이죠”라고 잘라 말했다.

풍산개는 당초 4월 개봉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정상 미뤄졌고 우여곡절 끝에 23일 마침내 막을 올렸다. 주연배우로서 이제 흥행에 신경이 안 써질 수 없는 상황이다.

김규리는 “무엇보다 우리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던 것이 기쁘고, 기적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흥행까지 생각하는 것은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제는 저희 손을 떠나 관객들에게 맡겨졌으니까요. 영화는 이미 만들어졌고, 저희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했으니 행복해요.” 하지만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어쩌면 미뤄진 게 다행스러워요. (윤계상) 오빠가 요즘 드라마(최고의 사랑)로 주목 받고 있고, 저도 부족한 실력이지만 댄싱위드더스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저보다야 드라마와 180도 다른 오빠의 또 다른 멋진 모습을 보러 많이들 오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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