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매력에 푹 빠졌어요”

조여정, tvN ‘로맨스가 필요해’서 선우인영역 열연

관리자

| 2011-07-03 16:50:00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꽤 많다. 그 중 하나가 탤런트 조여정(30)의 로맨틱 코미디 출연은 tvN 월화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가 처음이라는 것일 지도 모른다.

고교 1학년 때인 1997년 패션월간 ‘쎄씨’ 모델로 출발한 조여정은 2002년 SBS TV 드라마 ‘야인시대’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래 ‘귀엽다’, ‘사랑스럽다’, 상큼하다’는 이미지로 뭇 남성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5년 송월타월 CF에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살짝 드러내며 주목받은 데 이어 지난해 여름 관객 301만명을 모은 영화 ‘방자전’(감독 김대우)에서 도발적인 ‘춘향’ 역을 맡아 과감한 노출 열연으로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 몸매를 가진 여성을 뜻하는 ‘베이글녀’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런 외적 조건이니 당연히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이었으리라고 믿게 된다. 그런데, 아니었다.

“서로가 의외죠. 저도 의외였구요. 시청자들도 의외였을 거에요”라고 배시시 웃는다. “20대에는 출연 기회가 적어서 못했던 것 같아요”라고 솔직히 말하는 조여정은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여배우라면 왜 로맨틱 코미디를 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구요. 예쁠 때 사랑스러운 모습 보일 수 있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만의 매력이 아닐까 해요”라며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에 푹 빠졌음을 감추지 않았다.

조여정은 ‘로맨스가 필요해’에 여주인공 ‘선우인영’으로 나온다. 우리 나이로 33세, 특급호텔 컨시어지 데스크 지배인이다. 외모, 직업 모두 빠지지 않는다. 훈남 애인도 있다. 장장 10년을 사귄 영화감독 ‘김성수’(김정훈)다. 연출 데뷔작이 대박을 치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성수가 자신보다 10세 어린 여배우 ‘윤강희’(하연주)의 저돌적인 대시에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인영 앞에 연하의 직장 후배 ‘배성현’(최진혁)이 다가선다. 조각 미남에 186㎝의 훤칠한 체격의 그이지만 외모보다는 싹싹한 성격이 흡족한 후배였는데 어느 날부터인지 조금씩 선을 넘어오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에 맺힌 조여정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남자친구 앞에서 해맑게 웃는 것은 기본,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뿡뿡’ 방귀를 뀌어대는 모습은 천사처럼 느껴진다. 또 제1회부터 시시 때때로 펼쳐 보이는 김정훈과의 키스신은 모든 포털사이트를 달궈놓은 ‘조여정 100초 키스’라는 실시간 검색어로 상징되듯 보는 이를 눈 멀게 했다.

5회에서는 최진혁과 진하디 진한 딥키스를 연출해 시청자들 가슴에 불을 지폈다.

뿐만 아니다. 6회에서 성현이 강희와 몰래 캠핑을 떠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인 오열 연기로 TV 앞에 앉은 여성 시청자들을 함께 울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방자전’이 조여정이라는 숨은 보석을 대중 앞에 꺼내보였다면, ‘로맨스가 필요해’는 조여정이 여러 빛깔의 광채를 뿜어내는 계기가 되는 드라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솔직히 로맨틱 코믹 연기를 위해 따로 준비한 것은 없어요. 어쩌면 그동안 이런 작품을 못해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제가 가진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다들 좋아해주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감사할 뿐이에요.”

물을 만난 조여정이다 보니 뒤늦은 로맨틱 코미디 연기가 아쉬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작품은 어리면 못하는 작품이라 이 작품하기에는 이 나이가 딱 좋은 것 같아요”라고 오히려 겸손해 한다.

한창 활동해야 했을 시간을 덧없이 흘려보내는 사이 조여정은 좌절하기보다 자신을 채우는 기회로 삼았다. “기다리는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조여정이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담담해할 수 있다.

근래 아쉬운 일도 몇 번 겪었다. 캐스팅돼 크랭크인만 기다리던 영화들의 제작이 취소되거나 기약 없이 연기된 것이다. ‘방자전’ 성공의 여세를 몰아 ‘스크린 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기작이 절실한 조여정으로서 1년 가까운 공백이 답답할 만도 하다. 하지만 기다림의 아름다움과 역전의 짜릿함을 알고있다.

“제가 되고 싶은 배우는 새 작품을 들고 나왔을 때 누구나 궁금해 하는 배우에요. ‘저 친구가 저번에는 어땠는데 이번 하는 것은 어떤 걸까?’, ‘이번에는 이랬으니 다음에는 어떤 모습일까?’하고 막 궁금해지는 배우말이죠. 그래서 여러분이 조금 더 궁금해하라고 새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거에요. 오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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