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는 여성 지도자를 갈망하나

진용준

| 2011-08-16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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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세계는 지금 바야흐로 ‘마담 프레지던트’ 시대다.

우선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 경쟁에서 여성 의원인 미셸 바크먼의 돌풍이 대단하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의 첫 무대인 아이오와 예비투표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물론 아이오와 예비 투표는 실제 경선은 아니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의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여론의 풍향계라는 점에서 그의 ‘1위’ 성적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언론은 ‘첫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 클린턴 측근인 에드 렌들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장관이 오바마 행정부 1기가 끝난 후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나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 역사상 첫 여성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는 클린턴 장관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미셸 바크먼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는 사상 초유의 ‘여여(女女) 대결’이 현실로 이뤄질지도 모른다.

미국에 휘몰아친 ‘여풍(女風)’으로 인해 남성 정치인들의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 셈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에만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이원집정제 국가인 핀란드의 경우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여성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잉락 친나왓이 태국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는가 하면, 올해 1월1일에는 브라질에 첫 여성 대통령인 딜마 호세프가 취임하기도 했다.

특히 호세프의 대통령 당선은 남성 우월주의 전통이 강한 브라질 사회에서 "여성은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이뤄낸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 가운데 여성 지도자들은 상당히 많다.

특히 G20의 정상 20명중 무려 4명이 여성이다.

지난 2007년 12월10일 57대 대통령에 취임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7) 대통령은 선거로 뽑힌 아르헨티나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여장부’로 불리는 호주의 줄리아 길러드(49) 총리는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는 지난 2010년 6월 24일 27대 총리로 취임했다.

또 ‘독일판 철의 여인’으로 통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56) 총리는 지난 2005년 11월22일 8대 총리로 취임해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연소 총리가 됐다. 그리고 올해 취임한 브라질의 호세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유엔 192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이 최고지도자인 나라는 이번에 당선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포함해 19개국으로 역대 최다다. 전 세계 지도자의 10%가 여성이라는 말이다.

이 같은 여풍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대선주자들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상황이다.

여성 주자 한 사람의 지지율이 모든 남성 주자들 지지율을 다 합친 것과 맞먹을 만큼 높다.

실제 박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2위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나 3위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도 무려 두 배 정도 앞서고 있다.

이른바 ‘여성 대세론’이 현재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전 세계가 이토록 여성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는 것일까?

과거 토목시대에는 남성의 강인함이 필요했겠지만, 현재와 같은 복지시대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배려심이 더욱 절실한 때문일 것이다.

실제 박 전 대표의 ‘복지 정책’을 보면, 고(故) 육영수 여사를 연상케 한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모성(母性)을 그의 정책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지역과 이념 등에 따른 국민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봉합하고 포용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적합할 것이다.

어쩌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영호남 화합의 적임자’로 지목한 것이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를 ‘대연정’ 대상으로 생각한 밑바탕에는 이런 판단이 작용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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