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문재인, 두 분께 묻습니다

안은영

| 2011-11-13 1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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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이른바 ‘보수 브레인’이라 불리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연일 ‘보수신당론’을 띄우고 있다.

또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야권 대통합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일단 박세일 이사장과 문재인 이사장의 행보에 대패 필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쇄신할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은데다가 제1야당인 민주당도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와 진보, 즉 여야가 모두 변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미 국민적 공감대까지 형성돼 있는 마당이다.

하지만 박 이사장이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의 대동단결”을 주장하는 것이나, 문 이사장이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까지 모두 합쳐야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과거 행적에 비춰볼 때 이 같은 발언은 상당한 모순(矛盾)이기 때문이다.

우선 박 이사장의 경우를 보자.

그는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향해 그는 ‘발전적 해체’를 요구하면서 개혁적인 보수 세력과 합리적인 진보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연말까지 가시화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전까지 창당 여부가 결정되면 후보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보수 신당’을 준비 중에 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 자신은 “한나라당, 민주당 둘 다 해체하고 국민 정당으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미 ‘혁신과 통합’ 등과 함께 야권 대통합을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그의 주장에 동조할리 만무하다. 그래서 박 이사장의 주장은 사실상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보수신당을 만들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그는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은 발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과연 이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그는 과거 한나라당에 몸을 담고 있었다. 그것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탈당해 버리고 말았다. 명분은 ‘수도 이전이 국익에 해롭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정부부처 일부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대해 당시 야당 대표로 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여권과 합의해 준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뜻이다.

겨우 그 정도의 견해차로 한나라당과 다른 별개의 ‘보수신당’을 만들자고 하는 박 이사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그러면, 문재인 이사장이 몸담고 있는 ‘혁신과 통합’은 어떤가.

‘혁신과 통합’은 지금, 제1 야당인 민주당과 사실상 1대 1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석현 유선호 박기춘 조경태 김희철 최종원 의원 등은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대등하게 합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이해찬 상임대표는 복당하고, 문재인 상임대표는 입당해야 한다"며 '민주당 중심의 흡수 통합론'을 주장했다.

사실 맞는 말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구 민주당 의원이었고, 열린우리당 출신의 의원이었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국무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지금의 민주당과 별개의 길을 걸어왔던 인물이 아니다. 문재인 이사장 또한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구여권 인사다.

따라서 ‘혁신과 통합’은 지금의 민주당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냥 단순히 복당하거나 입당하면 될 것을 가지고, 민주당과 대등한 위치에서 야권통합 협상을 벌이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지분 찾기’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박 이사장의 ‘보수신당론’이나 문 이사장의 ‘야권통합론’은 당연한 대의명분에도 불구, 진정성을 의심받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대문이다.

이처럼 진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으로 복당하고, 문 이사장은 민주당으로 입당해 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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