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보다 ‘민생’이 우선이다
안은영
| 2011-11-23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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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던 22일, 그날 그 자리에 민주당은 없었다. 그토록 '실력 저지'를 호언장담했건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기습점거에 맞서는 몸짓조차 해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물러서고 말았다. 손학규 대표가 2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날치기는 무효"라며 "이제부터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장외투쟁 방침을 밝혔지만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장외투쟁을 하느라, 내년도 예산안을 제대로 심의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대체 민주당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통합’에 급급한 나머지 ‘민생’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난 것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지 못한 당 지도부의 사과가 잇따랐지만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통합의 절차적 정당성 등을 문제 삼았던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미FTA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였다면 무능해서 당했더라도 책임 있는 사람이 있어야지 이러니 민주당이 뻔뻔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니냐”고 사실상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그는 또 이날 중앙위원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 “중앙위도 연기하자고 했는데도 굳이 강행하려고 한다”며 “민주당 해체에 이렇게 속도를 내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한미 FTA 날치기 규탄투쟁’에 집중키 위해 중앙위를 연기하자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지만 지도부는 통합정당 창당 일정을 이유로 그대로 밀어붙이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민주당 지도부의 독단적 통합 움직임을 거부하는 당내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실제 박주선 최고위원 등 일부 의원들은 전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고 "당헌·당규가 무시된 채 추진되는 통합, 민주당이 공중분해 되는 식의 통합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임에는 박 최고위원을 비롯해 강창일·박기춘·조경태·주승용·김학재·김희철·김영록·안규백·이윤석·장세환·최종원 의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또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의원 등도 ‘민주당 단독 전당대회 개최 후 통합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야권통합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민주당이 이처럼 야권통합에 집착하느라, 국회 원내 제1야당의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로 인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부분은 바로 예산이다. 지난 20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가 본격 심사에 들어갔으나, 민주당은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이날부터는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예산 증액 및 감액을 결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예산안이 제대로 편성됐는지, 혹시 삭감하거나 축소할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복지예산 등 확대 편성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야할 제1야당이 모든 국회일정을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나라꼴이 어찌되겠는가. 장외투쟁이 야권통합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민생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한나라당보다 뒤처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특히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뼈아픈 과거를 기억해야만 한다. 묻겠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간절히 찾을 때, 그대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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