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소통’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박규태
| 2011-11-30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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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과 직접 만나 그들의 소리, 젊은 청년들이 전하는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 23일 박 전 대표가 대전대학교를 찾았다. '내 마음 속의 사진'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날 10여명의 학생들은 박 전 대표의 일행을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듣는 정치라 말하고 날치기라 읽는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우리 모두 우는 동안 화장이나 고치는 女’라는 민망한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일부 학생들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박 전 대표의 심정이 어땠을까? 어쩌면 ‘괜히 왔나?’하고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렇게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대학 강연은 시작됐다. 물론 강연을 알리는 박수 소리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몇몇 학생들이 예의상 치는 박수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 강연에 대한 기대도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학생들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먼저 나무 한 그루의 사진을 공개했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개의 가지가 있는 나무, 그런데 한쪽은 잎이 무성하지만 다른 한쪽은 앙상한 상태였다. 한마디로 불균형이 심각한 나무였다. 박 전 대표는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심각한 불균형을 이뤄 흉하다. 이 나무가 다시 균형감 있는 멋진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며 “정치는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이고 내가 정치를 하는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두 번째로 자신의 대학교 1학년시절의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자신과 같은 시절의 박 전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박 전 대표는 대학생 시절에 꿈꾸었던 자신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 했고, 학생들의 시선은 어느새 그의 강연에 흠뻑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그가 공개한 세 번째 사진은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찍은 남산 자물쇠 사진과 알록달록한 우산 사진이었다. 박 전 대표는 “시각장애 어린들이 오직 냄새와 촉각으로 찍은 사진들”이라며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학생들 사이에서 “감동적”이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 나왔고, 급기야 학생들의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실제 박 전 대표의 강의가 끝나자,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진 ‘질문·고충토로’ 코너에서는 손을 든 지원자들이 잇따르기도 했다. 물론 ‘한미FTA비준안 통과 잘못된 것 아니냐’는 식의 민감하고 공격적인 질문도 있었지만, 박 전 대표는 개의치 않았다. ‘수첩공주’라는 애칭을 달고 다니는 그는 언제나처럼, 수첩을 무릎에 올려놓고 그들의 아픈 소리를 일일이 메모했다. 그러자 ‘사랑 해보셨어요?’ 라는 등 애정이 듬뿍 담긴 질문들이 쇄도했고, 따듯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가식 없는 대학생들과의 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소통’이 강조되고 있지만, ‘소통’ 노력은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은 ‘불통’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고, 한나라당의 ‘소통’ 역시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서 나타났듯이 ‘일방통행’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믿을 게 못된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의 ‘소통’ 방식 또한 크게 다를 바 없다. 야권 통합 논의 과정에서 당원과 대의원들의 뜻은 간데없고, 오직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의견만 있을 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소통’, 즉 ‘청춘 콘서트’가 성공리에 막을 내린 것처럼, 박 전 대표의 ‘소통’도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정치권에 ‘소통의 물결’이 봇물을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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