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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한나라당은 15일 소속 의원 122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의원 총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 의원들이 합의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벌였다.
이날 의총에는 사실상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박 전 대표가 참석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소견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여기계신 우리 모두가 백척간두에 선 절박한 심정으로 당의 미래를 놓고 어떻게 하면 신뢰를 다시 회복할까 고민하신 것 잘 알고 있다”며 “저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떤 것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면서 말보다는 실천으로 열심히 노력을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인정을 받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느냐 그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가 얼마나 국민에게 다가가고, 국민의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얼마나 국민과 함께 하냐 이것에 우리 당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돋보기 놓고 햇볕에 종이 태울 때 모든 초점이 하나로 맞춰졌을 때 탄다”며 “이제 우리의 목표는 국민의 삶, 신뢰 회복이다. 이제 우리의 생각도 행동도 하나가 돼서 이 방향으로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형식도 바꿔야 할 필요가 있겠지만 요즘 인터넷 보면 SNS 등을 통해 우리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현미경 보듯이 다 들여다본다.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 어떤 형식도 허무하고 무의미 하게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아직 비대위원장도 아닌데 비대위원장같이 어쩌고저쩌고 하겠다는 것은 어색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향해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노력해나가자”며 “이 말속에 친이-친박 문제 등 이런 저런 문제가 다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전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취임 하면 소위 친박으로 불리던 사람 다 뒤로 물러나고 당직 근처에 얼쩡거리지 않겠다”며 “우리가 친박 친이 쇄신파 나뉘어서 총질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통합할 때지, 대권을 향해 무슨 파가 어떻게 이런 건 지금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원총회에서는 정태근 김성식 의원 등 탈당 의원들 때문에 한바탕 눈물 바람이 불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김성식, 정태근 의원의 탈당과 관련, “나는 두 분의 탈당계를 수리할 수 없다”면서 “내가 단식투쟁을 해서라도 ‘너희 어디 가느냐’ 하는 최후의 저항이라도 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누구보다 좋아하고 또 수많은 밤을 머리를 맞대고 언성까지 높여가면서 토론했던 두 사람이 없어 말할 수 없는 허전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영아 의원도 “갈등이 봉합되고 비대위의 출범을 논의하는 자리에 정태근, 김성식이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보였고, 한때 탈당을 함께 고려했던 권영진 의원도 안타가움을 나타내며 눈물을 글썽였다.
황영철 의원도 “회동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분들은 김성식, 정태근 선배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황영철 의원은 의총 중간 브리핑에서 “아홉 번째 의원이 발언한 것을 보고 내려온 상황”이라며 “9명의 의원 대부분 박근혜 전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을 환영하고, 박근혜 전대표에 대한 여러 가지 요청사항을 말씀하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하나 된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줄 수 있어서 반갑다는 얘기를 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지금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쇄신과 혁신을 위해서 재창당을 뛰어넘는 수준의 혁신, 쇄신을 이루어내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자는 말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는 개개 의원들도 반성을 하고 새로 나아갈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하자는 얘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11시부터는 상임전국위원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상임전국위원회에서는 제가 지난 의원총회 브리핑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은 당헌개정안이 논의될 것이다. 지금 의원총회에서도 당헌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황 의원은 “어제 쇄신파 의원들과 박근혜 전대표의 회동에 대해서도 의원총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그 중에서 권영진 의원은 어제 박근혜 전대표와 만난 쇄신파 의원들이 쇄신파 의원들의 대표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일부 의원들이 면담을 요청해서 만난 그런 자리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제 박근혜 전대표와 쇄신파 의원들의 회동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논의될 당헌개정안에 대해 “우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넘겨받아 전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총선까지 책임질 것이라는 그런 부분도 반영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당직 사퇴를 1년 6개월 전에 해야 한다는 규정에 있어서,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은 예외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1시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개정안을 심사한 뒤 19일 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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