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야권 통합 없고, 연대해야”

“정당 지지율만큼 후보 내자...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하자” 제안

박규태

| 2012-01-17 11:59:00

[시민일보] 4.11 총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 전 지역구를 놓고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민주통합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야권 통합을 주장하고 있어 4월 총선에서 1대 1 구도가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진보통합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1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야권연대냐, 야권통합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야권통합은 그쪽 얘기일 뿐이지 우리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도 그렇고 진보당도 그렇고 그동안 당을 새롭게 만들고 체제를 정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은 서로가 경험에서 이미 알고 있는 바다. 그래서 지금은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야권연대를 잘 해나갈지 이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선거연대의 원칙에 대해 “첫번째는 정책합의를 하자는 거다. 두 번째는 정당 지지율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 세 번째는 지역독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 소선거구제의 한계가 분명히 있었고, 다수정당은 더 다수의석을 가지게 되고 또 소수정당은 지지율보다 훨씬 적은 의석을 가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가령 2004년 총선 때 민주노동당이 13%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그렇게 되면 총선에서 40석 정도의 의석을 가졌어야 한다. 그랬다면 원내교섭단체가 당시에도 이미 됐을 것이고 상당히 많은 한국 사회 변화가 생겨났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선거구제의 한계 때문에 그런 변화의 가능성이 사실 사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만일 지금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3~5% 정도라고 놓고 봤을 때, 그렇다면 수도권 같은 경우에 전체 지역구의 3~5%는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내도록 해 달라는 거 아닌가. 민주당에서 받기가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어 보이는데 협상이 잘 될 것 같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당지지율에 기초해서 야권연대의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한편으로는 이런 거다. 저희가 과도한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저희의 실력만큼 그것이 공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를 우리가 야권연대에서부터 만들어보자, 이런 취지”라며 “민주당이 물론 야권연대의 협의에 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나라당과 1:1 구도를 만들어라 하고 국민들께서 끊임없이 요구를 해 오신 바”라고 답변했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저희는 후보들로 하여금 야권연대에 관한 중앙당의 방침에 따를 것을 서약한다, 이런 서약서를 받는 것으로 당내절차를 시작하고 있다”며 “민주당도 그런 결심을 함께 해주셔야 1:1 구도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지율을 전국적인 지지율로 계산을 하느냐? 아니면 지역구별로 하느냐?’는 질문에 “전국적인 지지율이 결과에는 반영돼야 되겠고, 당연히 지역적 편차가 있지 않겠느냐, 그것도 일정하게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경남이나 부산, 울산 특히 울산 같은 데는 민주노동당 시절에도 30%이상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했던 곳이다. 민주당의 정당지지율보다 굉장히 높았다”며 “그래서 그런 점들이 고루 반영돼서 저희가 노력해온 만큼 저희가 기반을 갖고 있는 것만큼 저희가 민주당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에서는 ‘우리가 지금 시작하자마자 저쪽에서는 공천지분 나누자는 얘기부터 하니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데 대해 “이 문제를 지분나누기라고 보면, 이건 한나라당이 야권연대에 대해서 공격하던 것과 똑같은 논리”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같은 당 심상정 공동대표도 “대통합이 아닌 연대 방침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날 심 공동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양당이 가능한 범위의 통합과정을 다 이뤘고, 또 지금 선거가 100일도 안 남았다. 지금 상태에서 다시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통합 얘기는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최적의 합의점을 찾아서 야권연대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는 것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통합진보당에서 “야권연대 기구를 구성하자”고 먼저 제안을 한 것에 대해 “첫번째는 근본적인 정치개혁 과제로서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 또 지역주의 타파의 비전을 공유하자는 거고, 두번째는 가능하면 전국단위에서 한나라와 또 민주진보의 1:1 구도를 형성하자는 거고, 셋째는 정책협약과 공동실천을 합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식 정당명부제 제안에 대해 “소선거구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당 지지가 반영될 수 있는 선거연합의 지혜를 모아보자 하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통합당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벌써 지역구로 내려가서 준비를 해왔는데, 이걸 이제 와서 어떻게 포기를 시키느냐하고 현실적인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쉬운 개혁이 어디가 있느냐”며 “결국 리더십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심 공동대표는 ‘진보정당과 진짜 의미 있는 통합을 하려면, 기득권 가진 민주통합당이 어느 정도는 양보, 희생, 헌신이 필요하다. 이런 말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일단 국민 참여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정치인과 또 리더십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될 몫이 있다. 그 점에 대해서 저희가 분명한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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