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의원은 복당해야 한다

박규태

| 2012-01-18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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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이 나를 힘들게 했다. 국회를 도구화하려는 청와대를 향해 반대표를 던지고 기권표를 던지는 것이 매우 피곤했다. 나의 내면에는 그 어떠한 형태의 억누름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긴급조치 시대 속을 살았던 저항의 DNA가 있는 것 같다. 청와대가 해달라고 하니까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소속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라는 국회의원의 임무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자유인 김성식과는 맞지 않다."


이것이 김성식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유다.


김 의원은 18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의병이 되겠다는 각오로 허허벌판으로 나갑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담담하게 말했다.


맞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른바 ‘MB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걸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만일 김 의원과 같은 소신파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몇 명만 더 있었더라면, 이명박 대통령의 막무가내 식 국정운영 방식에 제동을 걸 수 있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항상 자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날치기’를 강요했고,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의원들은 그냥 무기력하게 지도부의 요구에 순응했다. 국민들이 제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아우성을 쳐도, 그들의 귀에는 오직 대통령과 청와대, 당 지도부의 소리만 들렸던 것 같다.


어쩌면 한나라당 의원들 모두가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즉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는 비이성적인 심리현상을 겪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무리들 가운데 김성식 의원처럼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무척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MB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에 실망하고, 급기야 탈당이라는 극약처방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한나라당, 즉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의 한나라당은 ‘MB 허수아비당’이 아니다.


세종시를 백지화 시키려던 이 대통령에 맞서 당당하게 세종시 원안을 지켜낸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의 새로운 선장이 되었다.

따라서 과거 역대 지도부처럼 무기력하게 ‘MB 거수기’ 노릇이나 시키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제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선원들이다.


그동안은 청와대의 압력에 굴복했던 선장의 무능함 때문에 한나라당이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 하다가 난파직전에 처하게 됐지만, 이제는 유능한 선장이 키를 잡지 않았는가.


그런데 선원들이 새로운 선장이 키를 잡자마자 “나의 공천을 보장해 달라”며 ‘선상반란’을 일으킨다면, 그 배가 제대로 항해할 수 있겠는가.


지금 한나라당 내에서 전재희 의원 등 이른바 ‘쇄신파’라는 의원들이 “한나라당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며 즉각적인 정당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과연 그들의 주장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가?


정말 한나라당 수명이 다했다면, 무엇 때문에 그대로 당에 남아 있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절을 떠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아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자기의 공천을 보장해 달라는 추잡한 요구 아니겠는가.


사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친이계 핵심으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자들이거나 장관을 지내는 등 엄청난 혜택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과연 그런 사람들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 있을까?


아니다. 그러나 김성식 의원은 그들과 다르다.


그래서 김 의원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그동안 몸담았던 한나라당이 처한 위기에 그대도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당의 변화를 위해 힘써 달라는 말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바로 그대와 같은 진짜 쇄신파가 필요하다.


그러니 부디 지금이라도 복당 신청을 하고, 박근혜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이것은 단순히 한나라당이라는 특정정당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우리나라 정당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김 의원의 복당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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