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의 화풀이?

고하승

| 2012-02-26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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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여당의 공천 과정은 공포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소통은커녕 불통을 넘어 먹통이라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심한 듯 내뱉은 말이다.

그는 먼저 "2008년 공천의 문제점은 제 사람 심기 공천이라고 할 수 있다"며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내 사람을 심어서 당을 장악했다는 욕심이 당을 망치고 자신까지 날라 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공천과정은 구조상 특정 계파 외에는 접근이 차단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2008년 공천에서는 친박 진영에서 강창희 전 의원이 참여해 배려와 균형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이번 공천에서 경쟁력이 뒤쳐지는데 특정 계파라는 이유로 공천을 받는 사례가 많으면 총선을 망치고 새누리당을 망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특히 그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안에 굉장히 위태위태한 사람이 있다"며 "누구인지 기자 분들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 정말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도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권영세 사무총장은 "더 이상 계파적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정두언 의원이)소통문제를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소통이 능사가 아닌 부분도 있다”며 “18대 총선 공천 때는 소통과 상관없이 사전에 너무 잘 기획된 것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먼저 지난 2008년 공천의 문제점이 ‘친박 대학살’을 통해 ‘친이 사람 심기’ 공천이었다는 정두원 의원의 지적은 맞다. 또 그로 인해 당을 망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친박 강창희 전 의원의 공심위 참여로 배려와 균형이 이뤄졌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먼저 친이계의 ‘제 사람 심기 공천’으로 당을 망쳤다고 주장해 놓고도 친박계에 대해 배려와 균형이 이뤄졌다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데 있다.

정 의원은 그동안 각종 선거 때마다 중요한 직책을 맡아 왔다.

특히 6.2 지방선 때는 지방선거기획위원 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 사령탑’을 맡기도 했었다.

그는 당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역대 선거는 `여당 참패, 야당 전승'이었는데 이번에는 기존 패턴을 깨는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과 달리,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또 4. 27 재보궐선거 때, 그는 최고위원으로서 선거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아무튼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정 의원은 각종 선거 때마다 중책을 맡았었고, 그 결과는 항시 여당의 참패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따라서 그가 ‘공포 분위기’를 운운한 것이나, ‘불통’을 운운한 것은 단지 자신이 공천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가 아니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실 지금 한나라당 공추위는 정홍원 위원장 등 무려 7명이 외부인사이고, 당내 인사는 3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당내 인사들이 공추위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여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만일 어떤 형태로든 당내 인사들이 공천과정에 관여하는 통로가 마련된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다.

특히 힘 있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25% 컷오프제’를 제대로 시행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소통’은 정당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공천은 철저하게 ‘먹통’이어야 한다.

도덕성, 경쟁력이라는 공천원칙이 정해졌으면, 그대로 밀고 가면 된다.

민주통합당처럼, ‘소통이 너무나 잘되어서’(?) 1심에서 유죄판결 받은 사람들까지 공천을 주는 건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날 정두언 의원의 기자회견은 각종 선거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자신이 어떤 형태로든 공천에 참여해 왔는데, 이번에는 배제된 것에 대한 ‘화풀이’처럼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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