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도로 민정당' 되나

고하승

| 2012-03-13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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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4.11 총선을 앞두고 막바지에 접어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 성적표가 궁금하다.

13일 현재 그동안의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합격점’인 반면, 민주당은 ‘낙제점’이라는 게 통상적인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5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6%)를 실시한 결과, ‘새누리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2.7%인 반면, ‘민주통합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7.3%에 불과했다.

그런데 과연 이 같은 평가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의문이다.

새누리당에 정말 황당한 공천자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새누리당이 발표한 전략공천자 명단 가운데 ‘이영조’라는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에이~ 설마, 그 이영조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설마가 아니었다.

바로 극우성향의 뉴라이트계열 단체 대표인 이영조, 특히 지난 2010년 국제학술대회에 참석,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반란, 제주 4.3 항쟁은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이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는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정강에 담는 등 양극화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좌클릭 행보를 이어왔다. 그런데 정작 공천은 극우성향의 뉴라이트 계열 인사에게 준다면, 그동안 새누리당이 추진해 왔던 쇄신은 ‘거짓’이란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새누리당은 '도로 한나라당'이 아니라 '도로 민정당'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특히 적지인 광주에 출마한 이정현 의원 측은 “광주에서 어떻게 선거 치르라는 말이냐”며 “이게 정말 공천이 맞느냐”고 한탄하기도 했다. 사실 새누리당이 이영조 후보를 공천한다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과 제주도를 버리겠다는 공개선언이나 다를 바 없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이 후보 공천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종인.이상돈.김세연 비대위원 등 대다수가 이 후보의 공천에 비판적이라는 것.

그런데도 이영조 후보는 “그냥 일반적인 표현을 사용했을 뿐”이라며 치졸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연 이런 사람이 새누리당 후보가 되는 게 합당한 것인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까지 발표된 전략지역 공천자가 최종 후보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민배심원단에서 비례대표 추천자와 전략지역 추천자에 대해 적합여부를 판정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국민배심원단에서 부결을 할 경우에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재의절차를 밟게 된다.

즉 국민배심원단이 ‘부결’ 판정을 내리고, 비대위가 결정을 내리면, 그의 공천은 백지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쇄신 노력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면, 마땅히 이 같은 절차를 통해 그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그리고 강남을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원희목 의원 같은 인재도 있다. 비례대표 출신의 원 의원은 일찌감치 이 지역 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당이 비례대표 출신 의원들에 대해 서울 강남과 서초 등 수도권 9개 지역 및 대구 경북권에 대해 공천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자, 그는 이번 총선 불출마를 공개선언했다.

자신이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다른 곳에 가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다른 비례대표 의원들이 ‘공천 불가 지역’에 공천 신청했다가, 슬며시 다른 지역구로 옮겨가 공천 신청하는 모습에 비하면 상당히 신선하지 않은가.

더구나 이영조 후보 전략공천 소식에 원 의원은 자신이 쓰던 사무실을 비품까지 고스란히 넘겨주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에게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하는 이영조 후보보다 오히려 그에게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원 의원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아무튼 꼭 원 의원이 아니더라도 이영조 후보에 대한 공천만큼은 반드시 백지화 시켜야 한다. 국민정서를 감안하더라도 그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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