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점수 '낙제점'

새누리, "여성 30% 미달"...민주당, "모바일 경선 문제"

이영란 기자

| 2012-03-19 14:58:00

[시민일보] 여야 모두 지역구 공천을 대부분 확정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정치평론가인 국민대 행정학과 목진휴 교수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김민전 교수는 19일 여야 공천에 대해 사실상 낙제점을 주었다.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 목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현역 42% 정도가 교체된 것으로 그렇게 보도 되고 있으나 여성 30%의 목표에는 훨씬 못 미치는 7%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친박이 상당히 많이 살아남은 것 같고, 비박 쪽은 상당히 교체 대상에 많이 포함됐다”며 “적어도 이번에 교체된 분들 중에 ‘친박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경선이 생각보다 너무 적었다”며 “2006년 지방 선거보다 오히려 공천의 민주화 정도가 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친이에서 친박으로 권력이 이동했다는 것이 이번 공천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강남 을에 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하면서, 민주통합당 정동영 고문과 이른바 FTA 맞대결이 성사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민주통합당의 경우 처음에 당이 만들어지고, 당 대표가 뽑힐 때까지 지지율이 마구 솟았다가 FTA 폐기,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오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이 때문에 FTA 이슈에서 (새누리당이)상당히 자신감을 얻은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면서 “문제는 이것이 새누리당에게 꼭 전국적으로 유리할까하고 생각해보면, 특히 노동자들이 많은 공단 지역이나 농촌 지역에 있어서는 오히려 FTA를 이슈화 하는 것이 새누리당에 꼭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 교수는 홍사덕 의원과 정세균 의원이 맞붙는 종로구에 대해 “홍 후보는 친박계라고 얘기 할 수 있고, 정세균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 장관직을 지냈다”며 “이렇게 보면, 친박 대 친노 대결로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부산 사상구에 대해 “문재인 후보와 손수조 후보, 이게 지금 보기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눈 여겨 봐야 할, 격전이 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의원이 전날 “박근혜 위원장이 당을 사유화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목교수는 “예상 됐던 바”라며 “정몽준 의원은 당연히 대선 진영 구축의 모습이 비교적 분명하게 보이는 공천 결과에 대해서 박근혜 위원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몽준 의원은 공천에서 살아남았으나 정몽준 계열이라고 알려져 있는 전여옥 의원 등은 탈락을 해서 국민생각으로 당을 옮겨 가는 상황에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이른바 친노 우대, 호남 홀대론, 비리 권력자 공천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김 교수는 “경선 지역은 새누리당 보다는 2배 정도 많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보면 새누리당 보다는 조금 더 민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국민 경선이 상당히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목 교수는 “이상과 현실의 격렬한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방 같은 곳에서는 모바일 경선이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방에 가보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분의 숫자가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또 모바일 기기가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모을 수 있는 체제가 굉장히 미흡하다. 결국은 지금 민주통합당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세몰이가 가능하다. 돈 있는 후보나 조직 있는 후보가 나서서 대리 등록을 할 뿐만 아니라 대리 투표까지 있을 수 있다”며 “민주통합당에서 너무 앞서 가고 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후유증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야권연대 단일후보를 발표한 것과 관련, ‘이번 야권 연대가 총선에서 어느 정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시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목 교수는 “수도권 경합 지역에서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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