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공천 보이지 않는 손 작용
민주당 공천과정 공명정대하지 못해 최고위원직 사퇴
유은영
| 2012-03-21 16:26:00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한명숙 대표 흔들려"
"486세대ㆍ이대 동창회 이외에 다른 손 있어"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박영선 최고위원이 21일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대해 반발해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박 최고위원은 'MB정권 비리와 불법비자금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난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을 위해 영입한 외부인사들이 이번 공천에서 모두 낙천됐다"며 "이번 공천은 공명정대하지 않고 공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천기준이라는 것이 원칙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 왔다 갔다 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한명숙 대표가 참 안쓰럽다. 한명숙 대표는 참 원칙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시려고 하는데 당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대표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라면 당내인사를 말하는 거냐’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의원은 “당내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대표도 굉장히 힘들어하셨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486 세대’와 ‘이대 동창회’가 공천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그렇게 비난을 많이 받으셨다”며 “그런데 그것은 그냥 겉으로 드러난 어떤 결과물이고, 실제로는 저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것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 그 두 세력 이외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그렇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비례대표 심사위원 같은 것도 최고위원들이 추천을 하게 돼 있었는데 저는 단 한 분도 추천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끝내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는 박영선 최고위원의 사퇴 철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어 그는 "현재 모든 최고위원이 박 최고위원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은 현재 당내 권력의 지형도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지분 나누기’ 공천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실제 한명숙 대표와 정세균 전 대표는 김용익(59) 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과 홍종학(53)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김현(46) 수석 부대변인을 추천, 모두 당선권인 20번내에 비치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백군기(62) 전 3군사령관과 신문식(56) 조직부총장을 추천했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배재정(45) 부산여기자회 회장을 추천, 당선 안정권(7번)에 배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김기식 당 전략위원장도 당선권인 14번을, 이인영 최고위원의 지원을 받은 진성준(44) 전략기획국장은 18번을 각각 배정받았다.
손학규 전 대표의 보좌진 출신인 김헌태(45) 전 전략기획위원장도 24번에 이름을 올렸으나 당선이 쉽지 않은 후순위다.
특히 박영선 최고위원이 추천한 유재만 변호사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등은 모두 비례대표에서 배제됐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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