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꼼수’ 꿩 먹고 알 먹고?

고하승

| 2012-04-09 1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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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총선 최대 화제로 떠오른 '막말논란'으로 인해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각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접전지역 야권 후보들은 “야당의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아우성이다.

공교육살리기교수연합, 공교육살리기교장연합, 공교육살리기청년연합,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16개 교육시민단체는 지난 8일 '김용민은 후보를 사퇴하고 방송계를 떠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저급한 인권의식을 갖고 가벼운 언행을 일삼았던 후보가 국회로 들어간다면 이는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김용민 후보의 즉각적인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3개 단체도 공동성명을 통해 김 후보에게 사퇴를 거듭 촉구했었다.

그런데도 한명숙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는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너무나 두렵기 때문이다.

실제 세종시 지역구에 출마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김용민 후보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해댔다가 엄청난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6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은 김 후보가 아니라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며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은 (민주통합)당의 도덕적 품위의 문제다. 사과하는 수준 갖고 안 된다면 빠르게 사퇴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도 난리가 났다.

‘나꼼수’ 팬들이 이 전 총리를 향해 "너(이해찬 전 총리)나 사퇴해라. 상왕 정치인아", "도덕적 품위? 그건 김진표 같은 XX한테 물어보란 말이다"라는 비난 글을 잇따라 쏟아낸 것이다.

심지어 나꼼수 공동진행자 김어준씨는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비난하면서, “우리는 끝까지 간다. 사퇴하면, ‘나꼼수도 여기까지구나’라며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민주당은 최근 ‘투표율 60~65% 돌파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나꼼수 김어준씨가 이처럼 ‘김 후보를 사퇴시키면 젊은 지지자들이 이탈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꼼수는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지난 8일 김용민 후보를 지지하는 1만 여명의 팬들을 서울광장에 모았다. 4월 11일을 뜻하는 4시 11분 팬들과 '번개모임'을 가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꼼수’의 눈치를 봐야 하는 민주당은 결국 ‘꼼수’를 부리고 말았다.

한명숙 대표가 ‘막말 논란’에 휩싸인 김 후보에 대해 “당 차원에서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지만 김용민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고 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즉 당이 김 후보에 대해 사퇴를 권유하는 시늉을 낸 것으로 그의 막말 발언에 대해 분노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일반 유권자들의 표심도 잡고, 실제로는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음에 따라 그의 발언을 무조건 옹호하는 막무가내 식 ‘나꼼수’ 표심도 잡는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거양득의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다.

새누리당의 경우, 김 후보의 발언에 비하면 수위가 낮은 편인 여성 아나운서 비하발언을 했던 강용석 의원을 출당조치 했으며, 그 직전에는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다고 당의 핵심인사인 사무총장도 바로 출당조치 한 바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김 후보에 대해 형식적인 사퇴권유가 아니라, 출당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후보 자격을 박탈했어야 옳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민주당은 그런 단호한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 지지 세력인 나꼼수의 눈치를 보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 즉 민심보다 ‘나꼼수’를 더욱 두려워하는 민주당의 이번 꼼수가 정말 ‘꿩 먹고 알 먹는’는 선택이 될지, 아니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산토끼도 놓치고 집토끼도 놓치는 자충수가 될지 4.11 총선 결과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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