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성 절실하다

고하승

| 2012-04-12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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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풍(朴風)은 태풍이었지만, 문풍(文風)은 허풍이었다.”

이번 4.11 총선 결과에 대한 필자의 촌평이다.

152 대 127.

사실 이런 성적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필자 역시 새누리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독자적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권 말기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에게 결코 쉽지 않은 선거구도였기 때문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부·여당에 등 돌린 민심이반 때문에 100석만 건져도 다행이라는 절망적인 관측이 나왔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은근히 과반의석을 기대할 만큼 자신감이 넘쳐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다. 한마디로 유권자 혁명인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발생했을 때, 단호하게 그를 출당조치 했어야 옳았다.

그런데도 ‘나는 꼼수다(나꼼수)’ 세력을 두려워한 나머지, 후보사퇴를 권유하는 형식적인 액션만 취하고 “후보 사퇴를 안 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모션만 취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나꼼수’가 결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표로 보여준 것이다.

또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야당은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 문제를 질타했어야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오히려 사찰 피해자인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 ‘동반 책임론’을 제기하고 말았다.

민주당 스스로 두 차례에 걸쳐 ‘박 위원장은 사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해 놓고는 그에게 동반 책임을 지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억지스러웠다.

따라서 대국민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고, 파괴력이 상당한 민간인 사찰 파문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올해 12월에 있을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이번 총선 때처럼 ‘박근혜 물어뜯기’ 전략으로만 일관한다면 승산이 없다.

특히 민주당은 모바일 경선이라는 이벤트에 집착한 나머지 공천과정에서 너무 많은 잡음을 만들어 냈다.

새누리당이 모바일 경선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일찌감치 보이콧 한 것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이벤트 선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대선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야권연대가 민주당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 이상돈 비대위원은 12일 "야권연대가 처음에는 약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당한 부분에서는 독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며 "결국 대선 국면에 가서는 통합진보당의 정책, 이런 것이 민주당에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주통합당이 소수인 통합진보당에 끌려갈 것 같으면 국민들이 볼 때 그 당을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 또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이 없이 과연 독자적으로 박 위원장에 맞설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대선에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정책을 상당부분 수요해야 하는데, 그 정책이 과연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민주당은 대중정당이지만 통합진보당은 이념정당이다.

이념적으로 어느 한쪽에 쏠린 정책을 수용할 경우,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 층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건 상식이다.

대선 때도 마찬가지다. 만일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박근혜 대세론을 돌파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 선거 결과는 보나 마나다.

지금이야 말로 민주당의 반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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