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 허공 "허각 쌍둥이형 아닌 제 이름 알려 만족"

온라인팀

| 2012-04-17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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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살 쌍둥이 형제 허공과 허각.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학업을 중단한 채 생계를 위해 온갖 일을 다하는 틈틈이 행사가수로 뛰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2010년 M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는 그 중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꿔 놓았다. 나란히 참가한 이 오디션에서 형 허공은 2차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동생 허각은 뛰어난 노래실력에 가슴 아픈 사연까지 곁들여지며 국민적 지지를 받은데 힘입어 스타로 발돋움했다. 허공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무명가수로 머물며 동생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묵묵히 지켜봐야 했다.

그런 허공이 요즘 떠오르고 있다. 같은 방송사가 새로 선보인 또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를 통해서다.

2월17일 첫 방송된 '블라인드 오디션'에 깜짝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한 허공은 이를 가뿐히 통과해 코치 백지영(36) 팀에 둥지를 틀었다. 3월23일 '배틀 라운드'에서도 살아남은 그는 4월6일 첫 '라이브 쇼' 무대마저 정복했다.

라이브 쇼를 마친 허공은 "마음을 비우고 해보니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아요. 생애 최고의 심사평도 들었구요"라며 행복해 한다.

동생과 똑같은 외모, 동생 못잖은 실력에 역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은 당연히 동생과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 허공 스스로도 블라인드 오디션 당시 "허각, 보고 있나", "정상에서 기다려라. 내가 간다" 등 '선전포고'를 하며 판을 키웠다. 그러나 20일 두 번째 라이브 쇼를 기다리는 허공은 이제 허각과의 경쟁보다 자신의 무대를 더욱 훌륭하게 꾸미고 싶을 뿐이다.

"아직 제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것만도 행복해요. 제가 언제 이런 무대에 서보겠어요? 지금은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이 우선이죠. 동생과 대결은 집에서 해도 되고, 노래방 가서 해도 되지요. 나중에 해도 되구요."

무엇보다 "'보이스 코리아'에 출전하기로 마음 먹으며 세웠던 소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마음이다. "그 동안 허각이라 불리는 게 너무 싫었어요. 남들은 '동생 이름으로 불릴 수도 있지 않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이름, 내 인생이 있는데 동생 이름으로 불리고, 동생 대신 사인을 하는 삶에 처하면 그 누구라도 스트레스 받고 지칠 겁니다"라면서 허각과 쌍둥이라 겪은 우습지만 결코 웃을 수만 없는 사연을 텉어놓았다.

"저를 쫓아오면서 우는 분도 있더라구요. 동생이 아니라고 몇 번을 얘기했지만 '사인 한 번만 해달라', '사인해주는 게 그렇게 어렵느냐'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 신분증까지 보여드리며 아니라는 것을 밝힌 적도 있답니다. 너무 그런 일이 많다 보니 저도 지쳐서 동생 사인을 연습했어요. 그래서 슬쩍 동생인 것처럼 사인을 해준 적도 있죠."

그러나 '보이스 코리아' 출연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알아 보세요. '보이스 코리아 잘 보고 있다', '허공씨 지난 번 무대 잘봤다'는 말들을 해주세요. 사인도 제 이름으로 해드리죠. 그럴 때면 행복해요. 누구나 목표는 1등이겠고, 제 목표도 역시 1등이지만, 그보다 앞서 저는 제 이름 '허공'을 알리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미 만족하고 있어요."

밝고 쾌활한 허공은 자신에게는 있고 허각에게는 없는, 가장 큰 차이를 너스레를 떨듯 귀띔했다. 바로 콧대 왼쪽에 자리한 작지만 또렷한 점이다. "점이 작아서 잘 안 보일 줄 알았는데 너무너무 잘 보이더라구요. 메이크업을 아주 진하게 하지 않는 한 가려지지 않죠, 그래서 요즘은 메이크업할 때 가리지 말아달라고 해요. 그래야 사진이나 방송에 나갈 때 허각으로 오인받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죠."

다른 것도 있다. "저는 운동을 하는데 허각은 운동을 안해요. 저는 2월 말에 배틀라운드 끝나고 이 악물고 운동하고, 음식 가려 먹어서 6㎏이나 뺐어요. 이제 날씬하면 허공, 아직도 안 날씬하면 허각이죠. 하하하." 모든 것이 성공한 허각의 도플갱어가 아닌 아직 도전 중인 허공 자신으로 당당히 서겠다는 다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허공은 20일 두 번째 라이브 쇼 무대에 나선다. 첫 라이브쇼가 백지영 팀의 6명 중 4명을 가리는 것이었다면, 이번 무대는 4명 중 2명을 뽑는 자리다. 시청자들이 사전 선호도 조사와 문자투표로 1명, 백지영이 1명을 준결선으로 진출시킨다. 허공은 얼굴 없는 가수 '요아리' 강미진(25), 삼촌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유성은(23), '백지영이 살린 남자' 박태영(20)과 단 두 장의 티켓을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그 흔한 X강O약도 없다. 하나 같이 '강자'다.

허각은 꼭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그에 앞서 무대를 즐기고 싶고, 자신을 확인하고 싶다. "언제나 말해왔듯이 갈 때까지 가보자는 마음이에요. 이번 무대 역시 제가 얼마나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좋은 무대로 삼고 싶어요. 이렇게 잘하는 분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거든요. 다들 잘하니 누가 우승할지 저도 궁금하고, 누군가 1등을 한다면 진심으로 축하해줄 것입니다. 벌써부터 설레네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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