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역시 '제2의 고건'

고하승

| 2012-04-19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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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패배한 이후 야권 일각에서 ‘안철수 대망론’이 재차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낙동강 전투’에서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문재인 한계론’이 제기되면서 안 교수가 새삼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안 교수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사실 ‘안철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고건’이다.

안 교수와 고 전 총리는 지지율과 인기 원인, 개인성향 등에 있어서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

실제 고건 전 총리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때 지지율이 40%를 웃돌며 인기 절정에 도달했으나, 결국 출마조차 못한 채 중도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당시 그의 인기는 참여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집권 세력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반감과 그렇다고 해서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싶지도 않은 민심이 반영된 결과였다.

고 전 총리가 제시한 어떤 정책이나 비전 등을 보고 그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다분히 ‘반(反)정부 비(非) 야당’ 정서에 따른 ‘반사이득’을 챙겼을 뿐이라는 말이다.

즉 당시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집력이 약하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떠나버릴 수 있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안철수 교수의 지지율이 ‘반MB 비민주’ 정서에서 비롯된 것과 너무나 닮았다.

실제 안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의 정책이나 비전을 국민들 앞에 제시한 바 있다.

즉 안 교수 스스로 만들어낸 지지율이 아니라, 단지 MB에게 등을 돌린 민심, 그렇다고 자주 말을 바꾸는 민주당도 믿음직하지 못해 오갈 데 없는 민심이 일시적으로 안 교수를 지지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그런 지지율은 조금만 상황이 변해도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전국을 강타할 당시만 해도 안교수의 지지율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율을 추월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져 나왔었다.

지난해 9월 7일 민영통신사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40.5%로 42.4%를 기록한 안 교수보다 1.9%포인트 낮았다.

당시 뉴시스는 “오차 범위내지만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 자리를 내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었다.

그 이후 안 교수와 박 위원장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는 여론조사들이 봇물을 이루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총선후 실시된 <매일경제>의 대선주자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MBN과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1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위원장은 46.9%를 얻어 38.8%에 그친 안 교수를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고건 전 총리가 한 때 40%를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하다가 급격하게 지지율이 빠지면서 반 토막 났던 것과 흡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양당제 국가에서 제 3후보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건 전 총리가 확실하게 보여 주었던 것이다.

양당제 국가인 미국에서도 한 때 ‘제 3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은 바 있다. 1980년 대선 당시 존 앤더슨과 1992년 대선 당시 로스 페로가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제 3후보들의 결과는 참혹했다. 존 앤더슨은 한 때 여론조사에서 26%의 지지를 받으며 제3후보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선거가 임박하면서 양당 지지표심의 결집으로 그의 득표율은 7%에 그치고 말았다.

로스페로 역시 19%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지만, 양당제의 높은 벽을 뛰어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 전 총리가 ‘제 3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출마조차 못한 채 중도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과연 안철수 교수는 예외일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결국 안 교수 역시 대권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제 2의 고건’의 길을 걷는 불운한 정치인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곳곳에서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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